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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속문화관 > 식풍습 > 민족음식과 식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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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지역정보넷 황해도의 지방음식
황해도 지방은 오늘의 황해남도와 황해북도 지역을 포괄하였다. 서해를 낀 서쪽 평야지대는 곡창지대로서 흰쌀이 많이 생산되며 바닷물고기자원도 풍부하였다. 흰쌀은 전국적으로 연백봉산지방의 쌀을 가장 좋은 것으로 일러왔다. 연백지방의 흰쌀은 목화, 누에고치와 함께 ‘삼백(三白, 세 가지 흰 것)’이라고 불렸다. 이 고장 쌀로 지은 밥은 마치 찰밥에 기름을 바른 듯이 윤기가 돌며 맛도 좋아 사람들의 구미를 한층 돋우어 주었다. 바닷가에서는 여러 가지 물고기가 많이 잡혔다.

동쪽지대에는 밭곡식이 잘되고 산채와 버섯이 많았다. 그러므로 황해도 지방은 일찍부터 낟알로 만든 여러 가지 떡과 바닷물고기반찬, 산나물반찬 등이 발전하였다. 옛기록들과 현지조사자료에 의하면 황해도의 특색있는 지방음식은 50여 종에 달한다.

예로부터 곡창지대로 일러오는 황해도는 낟알음식이 발전한 지방이다. 그 가운데서도 해주비빔밥, 김치밥, 메밥이 유명하였다. 해주비빔밥은 해주의 별식으로서 해주교반, 골동반이라고도 불렸다.★

해주비빔밥을 만드는 방법은 다른 지방의 비빔밥과 같은데 비빔감으로 나물이나 고기 이외에 반드시 수양산고사리와 도내에서 많이 나는 김을 구워서 부스러뜨려 섞는 것이 특징이었다.

김치밥은 썬 김치를 가마 밑에 펴고 그 위에 쌀을 두고 지은 밥이다. 짠지밥이라고도 하였다. 김치밥을 지을 때에는 밥물을 많이 붓지 않았으며 밥이 되면 참기름을 두고 함께 버무려서 펐다. 이렇게 만든 김치밥은 이 고장의 특산인 참깨가루나 참기름으로 만든 양념장을 섞어 먹었다.

메밥은 이른봄에 흰쌀 또는 좁쌀에 메의 연한 뿌리를 넣고 지었다. 메밥은 가마에 쌀을 앉히고 끓기 시작할 때에 메를 얹었다. 밥이 다 되면 주걱으로 메싹이 상하지 않게 고루 저어서 밥그릇에 담아냈다. 메밥은 겨울에 신선한 채소를 그리워하던 사람들에게 산뜻한 맛과 싱그러운 향기를 줌으로써 입맛을 돋우는 음식이었다.
황해도 지방의 낟알음식으로서 자랑할 수 있는 것은 떡이다. 떡은 일반적으로 명절음식으로 만들지만 황해도사람들은 특별히 떡을 좋아하며 명절 때만이 아니라 생일, 혼례와 같은 의례 때는 물론 손님이 찾아오면 떡부터 마련하여 대접하는 풍습이 있었다. 이 지방의 떡 가운데서 이름난 것은 찰떡(인절미), 설기떡, 송편, 수수살미떡, 달걀떡 등이다.

찰떡은 주로 귀한 손님이 오거나 대사 때에 만들었다. 잔칫상의 찰떡은 놋동이에 담아 놓았으며 사돈집으로 보낼 때에는 “안반(떡치는 판)만 하다”고 표현한 것처럼 크게 잘라서 큰 고리짝에 담아 보냈다. 이것을 ‘혼인인절미’, ‘연안인절미’라고 불렀다.

설기떡에는 팥고물을 얹어 만든 팥설기떡과 썬 무를 얹어 만든 무설기떡 등이 있었다. 무설기떡은 흰쌀가루를 시루에 앉히면서 돌기마다 사이사이에 썬 무를 펴 놓았는데 그 맛이 특별히 좋아 황해도 지방의 특식으로 일러왔다.

주로 가을철에 만들어 먹은 설기떡은 특히 명절음식이나 잔치음식으로 많이 쓰였는데 잔칫상에는 대체로 높이 고여 놓는 풍습이 있었다. 황해도 지방의 설기떡 가운데서도 신원설기떡이 유명하여 이곳에 찾아오는 손님들은 설기떡을 맛보고서야 돌아갔다고 한다.

수수살미떡은 찰수수앙금을 익반죽하여 삶아낸데다 강낭콩고물을 묻혀서 만든 떡이다. 이 떡은 주로 산간지대 주민들 속에서 명절 때나 귀한 손님이 왔을 때 만들어 대접하던 음식이었다. 이밖에 녹두녹말국수, 녹두묵, 묵물, 팥죽, 팥떡, 수수죽 등도 이 지방의 이름있는 음식으로 일러왔다.

황해도 지방의 주민들 속에서는 한해에 한 번이라도 녹두녹말국수를 해 먹어야 건강하고 오래 살 수 있다고 믿었으며 여름철에 반드시 이 국수와 녹두묵을 해 먹는 풍습이 있었다. 묵물은 녹두를 물에 불렸다가 맷돌에 갈아서 자루에 넣어 밭은 것을 가마에 붓고 끓인 물이다. 묵을 쑬 때 나오는 물이므로 묵물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묵물은 소금으로 간을 맞추어 마시는데 허약한 사람들과 위장병환자들이 미음 대신에 마시기도 하였다. 묵물은 찰떡과 같이 먹기도 하고 묵물에 흰쌀을 넣고 죽을 쑤기도 하였으며 나물을 섞어서 끓여 국을 만들기도 하였다.

『시의전서』에는 묵물국에 대하여 묵물을 뭉근한 불로 끓이다가 새우젓국을 알맞게 넣고 약간 끓이면 묵물이 떠오르는데 이때 국자로 떠내어 고춧가루와 김을 부수어 넣는다고 하였다. 황해도는 새우젓, 김의 명산지였으므로 묵물국에 나물뿐 아니라 새우젓이나 김 같은 것을 넣어 만드는 조리법도 발전하였던 것이다.★

서해를 낀 황해도에서는 바닷물고기음식도 여러 가지로 만들었다. 조기, 청어, 바지락, 호두기, 멸치, 까나리 등으로 만든 것이 특색 있었다. 조기는 전국적으로 황해도 해주 앞 연평도에서 가장 많이 잡혔는데 이곳의 조기는 전국에 퍼졌다. 조기로 만든 요리 가운데서 소문난 것은 조기구이었다.

청어도 황해도의 명물이었다. 18세기의 실학자 이익이 황해도는 “4월에 청어가 많이 어획되어 수백 리 어간에 청어를 먹지 않은 사람이 없다”고 하였다. 특히 해주 앞바다는 청어의 명산지로서 이곳에서 생산되는 청어는 매해 겨울과 봄 조선시대의 공물의 대상이었다. 청어음식은 날 것대로 조리하였지만 필요에 따라 염장을 하거나 말려 반찬으로 쓰기도 하였다.

바지락은 바닷조개의 한 종류로서 주로 바닷가의 사니에서 나는데 참조개라고도 불렸다. 바지락으로 만든 음식 가운데서 이름난 것으로 바지락김국, 바지락달걀찜 등을 들 수 있다. 바지락김국은 바지락과 불에 슬쩍 구워서 부스러뜨린 김을 고추장국에 넣어 끓인 것이다. 바지락김국은 소금과 간장을 두고 끓여도 맛이 있는데, 특히 해주, 옹진 앞바닷가의 것이 유명하였다. 바지락달걀찜은 바지락에 달걀물을 입혀 양념으로 간을 맞춘 다음 오목한 그릇에 담아 쪄낸 것이다. 식으면 보기 좋게 썰어서 접시에 담아 음식상에 놓았다. 바지락달걀찜은 주로 명절 또는 대사 음식으로 쓰였다.

황해도는 멸치나 새우로 담근 젓갈음식이 발전하였는데 직접 밥반찬으로 먹기도 하고 젓갈을 호박장에 넣어 끓여 먹기도 하였다. 이러한 음식으로서는 멸치호박장, 새우젓호박장을 들 수 있다.

새우 가운데서 대하와 백하, 자하가 해주의 명물이다. 대하는 왕새우인데 주로 직접 가공하여 먹었으며 백하(쌀새우)는 젓을 담가 먹는데 새우젓, 쌀새우젓이라고도 불렀다. 자하로서도 젓은 담갔는데 외국에 수출까지 하였다.

까나리는 용연, 몽금포 앞바다에서 많이 잡혔다. 몽금포에서 주로 5~6월에 잡는데 백사장에서 말렸다. 까나리는 도내와 전국 여러 지방에 팔려 나갔다. 까나리는 맛이 달므로 배춧국을 끓일 때 넣거나 국수물을 만드는 데 쓰기도 하며 잡은 즉시로 소금에 절여 까나리젓을 담그기도 하였다.

호두기는 생선으로도 먹고 김장양념감으로 쓰고 젓갈을 만들어 먹었다. 특히 호두기회가 이 고장의 명물이었다. 한편, 기록에 의하면 해주 앞바다에서 해삼이 많이 잡혔으므로 매해 4~5월이 되면 중국어선까지 모여 들었다고 한다. 해삼은 바다에서 나는 삼이라는 뜻에서 옛날부터 귀하게 일러오는 수산물이며 그 모양이 바다쥐와 같다 하여 ‘해서(海鼠)’라는 별명도 있었다. 해삼은 전복, 섭조개와 함께 삼화(三貨, 세 가지 재물 또는 돈)라고 불릴 정도로 값비싼 식품이어서 주로 고급요리감으로 쓰였다. 해삼으로는 회, 찜, 볶음을 만들었다.

황해도지방의 게, 김으로 만든 음식도 유명하였다. 게는 서리가 내린 후부터 살찌는데 겨울게와 봄게를 특별히 알아주었으며 그 가운데서도 겨울게가 소문났다. 게로는 찜, 탕, 젓은 만들어 먹었다. 『규합총서』에는 술과 초, 소금, 간장으로 게젓을 담그는 법, 게찜만드는 법, 게굽는 법 등이 상세히 기록되어 있다.

김은 서해와 남해의 바닷가에 널리 분포되어 서식하는데 특히 황해도 옹진만 연안에서 많이 생산되었다. 김에는 참김, 실김, 둥근김 등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 중에서도 참김을 으뜸으로 알아주었다. 김으로는 쌈, 김밥, 냉국, 구이, 국, 자반 등 여러 가지 음식을 만들어 먹었다.

우리나라의 풍속에 작은 보름날(음력 정월 14일)에 복쌈이라 하여 밥을 김이나 채소잎 같은 데 싸서 먹는데 황해도사람들을 김에 싸서 먹었다. 이것을 명쌈, 김참이라고도 하였다.

김고추장구이는 황해도 옹진지방의 것을 특별히 일러주었다. 김고추장구이는 흰찹쌀가루에 고추장을 풀어 넣어 되직하게 쑨 풀을 김에 여러 번 바르고 깻가루를 뿌려 말린 다음 석쇠에 구워서 적당한 크기로 썰은 것이다. 손님밥상에 차려 놓기도 하고 끼니음식으로 만들어 먹기도 하였다.

산을 낀 산간지대에서는 산나물음식이 발전하였는데 그 가운데서 더덕고추장구이, 동백잎튀김, 구기자나물 등이 이름났다. 더덕고추장구이는 더덕뿌리의 껍질을 벗겨 양념장을 골고루 발라 재웠다가 양념장을 바르면서 석쇠에 구워낸 것인데 별미의 반찬이었다. 구기자나물은 구기자나무의 연한 순과 잎을 데쳐서 양념장에 무친 음식이다. 구기자는 사람들의 건강증진에 좋은 약재이므로 구기자나물을 특별히 일러주었는데 주로 봄철에 많이 해 먹었다. 동백잎튀김은 동백잎에 흰찹쌀풀을 발라서 발 위에 펴 놓고 말려 기름에 튀긴 다음 참기름을 발라 만들었다. 이 요리는 주로 반찬과 술안주로 쓰였다.참외장아찌, 고수★김치, 마늘도 황해도 지방의 특산이었다.

참외장아찌는 설익은 참외를 쪼개어 씨를 뽑아버리고 고추장 속에 박아두었다가 맛이든 다음 두고 먹는 밑반찬이다. 고추장대신 된장을 쓰기도 하였다. 참외장아찌는 참외밭에서 수확이 기본적으로 끝나고 설익은 참외만을 따서 만드는 음식이므로 가을철음식이라고 볼 수 있다.

김치 가운데서 색다른 것은 고수김치였다. 고수는 봄에 심어 한해 동안 계속 뜯어 먹는 채소의 한 가지이다. 고추는 잎만 가지고 김치를 담그기도 하고 또 배추에 고수잎을 넣어 담그기도 하였다.

황해도 마늘에서 연안, 배천 마늘이 유달리 매운 것으로 소문났다. 과일로서는 참배, 대추가 특별히 이름났다. 황주, 봉산을 비롯하여 신계, 곡산, 수안, 토산, 서홍 등지는 전국적으로 이름있는 배산지였다. 특히 봉산의 참배는 맛이 달고 시원하면서도 향기로워 그 이름이 널리 알려졌으며 공물의 대상이었다. 대추도 황해도 봉산대추가 유명하였다. 옛날 소설에도 봉산대추는 자랑거리로 나온다. 대추는 그냥 먹거나 약재로도 썼으며 밥이나 설기떡에 넣어 먹기도 하였다.음료에서 특색있는 것은 연안식해였다.★

연안식해는 날조갯살을 소금에 절여 물기를 빼고 밥에 엿기름을 섞고 버무려 밥, 대추, 잣, 참기름, 소금을 넣어 늦은 가을에 항아리에 담가 꼭 봉하여 두었다가 삭으면 먹었다.

황해도의 특색있는 술은 배와 생강으로 담그는 이강고와 해주방문주였다. 황해도 지방의 음식에서 특이한 것은 특식으로 만들어 먹는 밥과 떡이 다양한 것이다. 봉산, 재령, 신천, 안악 등 평야지대의 풍속에 대하여 『천일록』에는 매해 가을에 곡식이 익었을 때에 흰쌀이 풍성하여 소를 잡고 술을 차리며 풍악을 울리면서 온 들판에서 즐겁게 논다고 하면서 이것이 8도농촌풍경 중에서 장관이라고 쓰여 있다. 이것은 해서지방이 다른 지방에 비하여 낟알이 풍족하였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따라서 식생활도 평안도, 함경도 지방보다 좋았었다. 이런데로부터 손님이 찾아오면 떡을 만들어 술과 함께 후하게 대접하는 것이 관습화되었던 것이다.

다음으로 황해도음식에서 특이한 것은 해주비빔밥, 바지락김국, 김고추장구이 등 김을 비롯한 해산물을 잘 이용하여 만든 음식이 발전한 것이다. 이것은 황해도 옹진 일대가 소문난 김산지였으므로 다른 지방보다 김을 가지고 음식을 만드는 방법이 발전한 데 있으며 또 김이 해서지방 주민들의 식성에 맞는 좋은 식료품이었기 때문이다. 옛날에 새며느리를 맞이하면 김요리를 시켜 그의 음식솜씨를 가늠했다는 이야기도 이 지방 음식에서 김요리가 매우 중시되어 왔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한다.황해도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음식맛을 짜지도 싱겁지도 않게 하였으며 구수한 것을 좋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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