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민족의 예복에서 주요한 자리를 차지한 것은 환갑옷이었다. 환갑옷은 출생 60돌을 맞는 의례인 환갑(회갑)잔치 때에 입는 옷이다. 환갑옷은 자식들이 자기들을 낳아 키워 준 부모에게 환갑을 기념하여 성의껏 마련해 드리는 예복이었다. 환갑을 계기로 자식들은 우선 부모에게 새옷을 지어 드리고 잔치를 베풀었다. 그리고 부모는 자식들이 정성들여 마련하여 준 새옷을 입고 환갑상을 받았다.
환갑옷은 저고리, 바지, 치마, 겉옷으로 구성된 전통적인 민족옷을 기본으로 하였다. 조선 말기의 환갑옷을 보면 남자는 바지, 저고리 위에 두루마기를 입고 갓을 썼다. 어떤 가정에서는 겉옷으로 두루마기 대신 도포를 입기도 하였는데 도포는 상을 받기 전에 입었다가 상을 받으면 벗었다.
여자의 환갑옷은 지방에 따라 일련의 차이는 있었으나 일반적으로 치마, 저고리 차림을 하고 겨울에는 머리에 수건이나 남바위, 조바위 등의 머리쓰개를 썼다. 가정생활 형편에 따라 예복으로 원삼을 입고 족두리를 쓰며 버선을 신는 경우도 있었다.
환갑 때에 당사자인 여자는 분홍치마, 저고리를 입기도 하고 혼례옷을 그대로 입기도 하였는데 이러한 차림에는 환갑을 맞는 부모가 더 늙지 말고 건강하여 오래오래 살기를 바라는 자식들의 염원이 반영되어 있다. 환갑날에 자식들도 예복차림을 하고 예의를 차려 부모를 기쁘게 해드렸다. 환갑날 아들과 사위는 바지, 저고리, 두루마기 차림을 하는 것이 보통이었다. 특히 부모 앞에 절을 드릴 때에는 반드시 두루마기차림을 해야 하였으므로 가정형편이 어려워도 두루마기만은 만들어 입는 풍습이 있었다.
며느리와 딸은 치마, 저고리 차림에 한삼을 늘어뜨리고 절을 드렸다. 어떤 가정에서는 당의를 입고 족두리를 쓰기도 하였고 남색 치마에 옥색 회장저고리를 입기도 하였다. 일부 지방에서는 다홍치마에 색동저고리를 입고 예의를 차림으로써 어렸을 때 부모 앞에서 재롱을 부리며 뛰놀던 시절을 회상하게 하면서 환갑맞는 부모를 기쁘게 해드리기도 하였다.
이와 같이 환갑옷에는 예로부터 부모를 존경하고 성심성의로 공대해 온 우리 선조들의 미풍양속이 반영되어 있다. 특히 환갑을 계기로 자식들이 새옷을 정성껏 지어 드리는 것은 부모가 그 옷을 입고 새로운 기분으로 즐겁게 생활하며 건강한 몸으로 장수하기를 진심으로 바라는 뜨거운 효성이 그대로 깃들어 있는 미풍이었다.
|
|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