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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교놀이는 여러 가지 재주를 부리며 노는 것이다. 기교놀이에는 줄타기, 죽방울받기, 장대타기, 접시돌리기, 땅재주, 무동과 같은 것들이 있었다. 기교놀이는 오랜 연원을 가지고 있다. 고구려무덤들에 그려진 벽화에는 당시에 기교놀이를 하던 장면이 잘 묘사되어 있다. 팔청리무덤의 벽화에는 행렬그림이 있는데 주인공의 맨앞에 대말타기 그림이 있고 그 다음에 비파를 연주하는 장면, 그뒤에 짤막한 서너개의 막대기와 대여섯개의 작은 알을 엇바꾸어가면서 올려 던졌다가 잡는 손재주의 장면이 흥미 있게 그려져 있다. 수산리무덤의 벽화에는 다섯 개의 둥근 고리와 끝에 둥근 고리가 달린 3개의 막대기를 엇바꾸어 던지는 사람들이 그려져 있다. 약수리무덤의 벽화에도 이와 비슷한 것이 있는데 소도구가 조금 다르다. 거기에는 짧은막대기 한 개와 작은 공 2개를 올려 던지는 것과 긴 막대기에 살을 여러개 단 것을 능숙하게 올려 던지는 세 사람의 그림이 그려져 있다. 이밖에 바퀴돌려 올리기도 있다. 이와 같이 벽화들에는 공, 막대기, 살이 있는 막대기, 바퀴 등 여러 가지 물건을 3~5개씩이나 던지고 받는 기교동작들이 그려져 있다.
최근에 새로 발굴된 자료에 의하면 고구려에 무동(어깨 위에서 춤추기)도 있었다. 평안남도 순천시 동암리에 있는 고구려 무덤의 벽화에는 한사람은 밑에서 버티고서 있고 그의 어깨 위에 다른 한사람이 한발로 디디고 올라서서 그 어떤 재주를 부리는 장면이 있다. 이러한 기교놀이는 육체적 단련과 함께 손놀림을 재빠르게 하고 집중력을 키우며 기교를 익히는데 유익한 놀이였다. 동시에 기교놀이는 아슬아슬하고 흥미를 자아내는 재미있고 유쾌한 놀이였다. 이와 같이 삼국시대의 기교놀이는 당시 사람들의 진취적이며 낙천적인 생활의 반영하였으며 그들의 슬기와 지혜, 높은 예술적 기량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고려시대에도 여러 가지 기교놀이와 함께 장대타기놀이가 있었다. 『목은집』에는 “긴 장대로 공중에 오르기를 평지같이 하며 …”라는 구절이 있다. 이것은 장대를 타는 모습인데 긴 장대에 오르는 것을 평지와 같이 쉽게 제 마음대로 하였다는 것을 말한다.
조선시대에 이르러 여러 가지 기교놀이들이 더욱 성행하였다. 이 시기 인기 있는 기교놀이의 하나는 줄타기였다. 줄타기는 명절날이나 장날, 큰 환갑잔치 등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서 놀았다. 줄타기는 기록에 ‘보색(步索)’, ‘승기(繩伎)’, ‘답색희(踏索戱)’로 씌여 있다. 삼국시대부터 전하여오는 줄타기에는 줄 위에서 여러 가지 재간을 부리는 동작들이 있었다. 즉 발을 앞으로 쭉 밀어나가는 법, 줄 위에 모로 앉아서 도는 법, 앞으로 걸어가다가 뒷걸음질 하는 법, 두발을 엇바꾸어가면서 좌우로 떼였다 짚었다 하는 법, 줄 위에서 앞뒤로 돌기, 두가랑이 사이로 줄 위에 앉았다가 일어서기, 줄 위에서 춤추기, 한발로 걷기, 옆으로 줄을 타면서 줄에 앉았다 일어섰다 하기, 줄을 튕기면서 허공에서 돌기, 무릎끓기, 재주넘기 등 여러 가지가 있었다.
조선시대 다른 기교놀이의 하나로서는 죽방울받기놀이가 있었다. 죽방울받기는 공과 같이 둥근 물건을 던지고 받으면서 노는 놀이인데 기록에는 ‘농구’, ‘농환’ 등으로 씌여있다. 죽방울받기에서는 공이나 물건을 3~5개씩 가지고 놀았다. 예로부터 전하여오는 죽방울받기에는 여러개의 공을 가지고 다리밑으로 올려던지는 법, 다리밑으로 뒤로 던져 앞으로 받는 법, 옆으로 던져 위로 올리기 등이 있었다.
이 시기 기교놀이의 또 다른 하나로서 장대타기가 있었다. 장대타기는 긴 장대를 세우고 한사람 또는 두 사람이 타는 것인데 이것을 흔히 ‘장간희’라고 하였다. 장대타기에서는 장대에 올라가서 거꾸로 매달리기, 옆으로 뻗치기 등 여러 가지 기교동작을 하였다. 민간에서는 장대를 타는 사람을 대광대라고 하였다. 조선시대 기교놀이의 또 다른 하나로서 접시돌리기가 있었다. 접시돌리기는 접시를 앵두나무막대기 끝에 올려놓고 돌리는 것이다. 이런 동작은 접시 뿐아니라 대접, 칼, 쳇바퀴 등을 가지고도 하였다. 또 다른 기교놀이의 하나로서 땅재주가 있었다. 땅재주는 땅바닥에서 재주넘기를 하는 놀이이다. 민간에서는 ‘곤두’, ‘곤두박질’이라고도 하였다. 땅재주에는 앞으로 걸어나가다가 손짚고 한번 공중회전하고 서기, 뒤로 한번 회전하고 서기, 손짚지 않고 공중돌아서기, 두팔짚고 거꾸로 서서 걷기, 한팔로 거꾸로 서서 앞으로 뛰어가기, 두발을 오므려 책상다리를 하고 거꾸로 서서 걷기, 앞으로 회전을 여러번 하기, 두발을 세우고 뒤로 두팔을 짚었다가 돌려서기, 껑충껑충 뛰다가 몸을 틀어 공중회전하기 등 여러 가지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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