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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기놀이는 농기나 깃발을 가지고 노는 것인데 여기에는 농기뽑기와 기세배가 있었다. 이 놀이는 조선 전기 역사기록들에 보인다. 농기뽑기(또는 깃발뽑기)는 일정한 거리에 깃발을 꽂아놓고 모두 달려가 그것을 먼저 뽑아오기를 겨루는 놀이다.
1536년의 기록에 의하면 강 건너 편의 200보쯤 되는 거리에 깃발 하나를 꽂아놓고는 선전관들로 하여금 강 이편에 정렬하였다가 북소리 신호에 따라 일제히 달려나가 깃발을 뽑아 가지고 다시 강을 건너오게 하였다. 이러한 놀이는 1465년 기록에도 전한다.
이 놀이는 달리기만 잘해도 안되며 수영도 잘하여야 등수에 들 수 있는 어려운 놀이였다. 달려나가 헤염쳐 강을 건너야 하며 건너가서는 또 잘 달려야 했다. 이 놀이는 강한 인내력과 달리기, 수영 명수가 되어야 하는 체력단련에 좋은 놀이였다.
기세배는 먼저 생긴 농기가 형벌이 되고 후에 생긴 농기는 동생벌이 된다고 하여 절을 하며 노는 것이다. 기세배는 흔히 정월보름을 계기로 하였으나 부분적으로는 김매기가 끝나는 때인 7월보름에 하는 고장도 있었다. 기세배는 정해진 장소에 제일 큰 형벌이 되는 깃발이 먼저 들어서고 그 다음은 생긴 연한의 순차에 따라 깃발들이 등장하여 한 줄로 나란히 선다. 연한이 오랜 깃발이 앞에 나서서 깃발들을 향하여 선다. 그러면 연대순위를 따라 45°쯤 되게 깃발을 숙인다. 연한이 오랜 깃발은 답례를 한다. 이러한 방법으로 차례차례 연한이 낮은 깃발의 절을 받았다. 절 받기가 끝나면 농악에 맞추어 원을 그리며 돌아간다. 한바탕 논 다음에는 퇴장하는데 퇴장은 연한이 낮은 깃발부터 시작하였다. 이것은 이웃마을들과 단결과 친선을 도모하기 위하여 시작된 놀이로서 조선 중기부터 전하여 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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