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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파일은 석가모니의 탄생일로서 불교도들의 명절이었다. 기록에는 흔히 이날을 ‘욕불일’(부처가 태어나서 목욕한 날이라는 뜻), ‘불탄일’(부처의 생일이라는 뜻)로 씌여 있다. 그러므로 이날을 중들과 불교도들은 불교명절로 맞았으며 특히 개성주민들은 큰 명절로 쇠었다. 4월파일은 고려때부터 명절로 맞았으나 조선시대에 이르러서는 국가가 유교를 통치이념으로 하고 불교를 억제하게 되면서 주민들은 그것을 불교와 관련이 없는 명절로 쇠었고 불교도들만이 불교행사를 하는 명절로 맞았다.
4월파일에 절들에서는 제물을 굉장히 차려놓고 부처에게 제를 올리었고, 부처를 목욕시킨다면서 불상을 가마에 태워 가지고 절마당을 빙빙 돌며 물을 뿌려주는 욕불예식도 벌였다. 이날 개성지방의 절들에서는 고려말의 애국적 장수인 최영장군의 영혼을 위로하는 성대한 굿놀이를 벌였고 주변의 인민들은 떡과 밥을 잘 차려 가지고 굿구경을 하려고 밀려갔다. 이날 불교도들은 절로 찾아가서 불공을 드리고 탑돌이도 하였다. 탑돌이는 절의 설교를 믿는데서 시작된 것이었다.
4월파일의 음식으로서는 산에 저절로 자라는 관목인 석남나뭇잎을 넣어서 만든 증편과 찐 검정콩, 데친 미나리나물이 알려져 있다. 이밖에 미나리강회, 파강회를 즐겨먹었다. 미나리강회는 미나리를 데쳐서 회친 고기를 감아서 초간장에 찍어 먹는 것이다. 파강회는 파를 살짝 데쳐서 회친 고기를 감아서 초간장에 찍어먹는 것이다. 계절적으로 미나리와 파가 흔한 때이므로 그러한 것을 특식으로 하였다.
4월파일에 하는 놀이로는 등놀이와 불꽃놀이가 있었다. 불교도들에도 이날에 등을 내걸고 즐겼다. 등놀이는 도시의 불교도들과 상인들 속에서 성행되던 것이다. 등놀이는 장대에 여러 가지 등을 매달아 놓고 즐기는 것이었다. 장대 꼭지에는 꿩의 꼬리를 꽂고 흰 비단으로 만든 깃발을 달았으며 그밑에는 집안식구의 수만큼 등을 만들어 달았다.★
불꽃놀이는 종이에 화약을 싸서 새끼에 매서 늘여놓고 한 끝에 불을 달아 화약이 연달아 튀면서 줄불이 비처럼 쏟아져 내리는 것을 보는 것이다. 불꽃을 잘 만들어 불화살이 날게 한 것도 있었다. 화약통에 화약을 다져 넣고 거기에 화살을 꽂아 놓으면 화약이 터지는 힘에 의하여 불붙는 화살이 날아갔다. 사람들은 화약이 터지면서 불꽃을 날리고 동시에 불화살이 이리저리 날려 불야성을 이룬 그 밑으로 오가면서 등을 바라보며 즐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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