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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민족의 원시조인 단군은 지금으로부터 반만년전에 오늘의 평양에 수도를 정하고 동방에서 처음으로 ‘조선’(고조선)이라는 나라를 세웠다. 단군은 평양에서 나라를 세운 후 주변의 소국들을 통합하여 점차 영토를 넓혀 나갔다. 단군이 세운 고조선은 그 후 근 3,000년 동안 존속하면서 멀리 중국의 만리장성 계선까지 영역을 확장하고 아시아의 강대한 고대국가로 발전하였다.
단군신화에서 가장 오래고 내용이 풍부한 것은 『삼국유사』에 실려 있는 단군에 대한 이야기이다.★ 『삼국유사』의 저자 일연은 단군에 대한 이야기를 고기에서 인용한 것이라고 하면서 다음과 같은 내용을 전하고 있다.
옛날 환인의 서자에 환웅이란 이가 있어 자주 나라를 가져볼 뜻을 두고 인간세상을 지망하였다. 그 아버지가 아들의 마음을 알고 아래로 삼위태백땅을 내려다보니 그곳은 사람들을 유익하게 할 수 있는 지라 천부인 세 개를 주어 그곳에 내려가서 다스리게 하였다.
환웅이 3천명의 무리들을 거느리고 태백산 꼭대기 신단나무 밑에 내려오니 이곳을 신시라 일렀다. 이가 곧 환웅천왕이다. 그는 풍사, 우사, 운사를 거느리고 농사에 관한 일, 생명에 관한 일, 질병에 관한 일, 형벌에 관한 일, 선과 악에 관한 일 등 무릇 인간생활의 360가지 일을 주관하여 세상을 다스리고 교화하였다.
이때에 한 마리의 곰과 한 마리의 범이 같은 굴속에 살고 있었는데 항상 신인 환웅에게 빌되 사람이 되게 하여달라고 하였다. 환웅이 신령스러운 쑥 한 묶음과 마늘 스무 쪽을 주면서 이르기를 “너희들이 이것을 먹고 100날 동안 햇빛을 보지 아니하면 쉽게 사람의 형체로 될 수 있으리라”고 하였다. 곰과 범이 이것을 얻어먹고 스무하루동안 금기하여 곰은 여자의 몸으로 되고 범은 금기하지 않으니 사람의 몸으로 되지 못하였다. 여자가 된 곰은 혼인할 곳이 없으므로 매양 신단나무 밑에 와서 임신케 해달라고 빌었다.
환웅이 이에 잠깐 사람으로 변해 가지고 그와 혼인해서 아들을 낳으니 이름을 단군왕검이라 하였다. 그는 평양성에 도읍하고 처음으로 나라이름을 조선이라 하였다. 또 도읍을 백악산 아사달로 옮겼는데 이곳은 궁흘산이라고도 하고 또 금미달이라고도 하였다. 1천 5백년 동안 나라를 다스렸다. 단군은 장단경으로 도읍을 옮겼다가 후에 다시 아사달에 돌아와 숨어서 산신이 되니 그의 나이가 1,908살이었다.
단군신화는 국가형성 이후 지배계급의 의사를 반영하여 계급적으로 윤색되었으나 신들의 상호관계와 신화적 형상을 통하여 원시, 고대 시기 생산활동과 자연을 극복하기 위한 지향, 인간의 기원을 설명하려는 고대 사람들의 의식이 반영된 것으로 하여 우리 민족의 유구한 역사와 문화전통을 보여주는 귀중한 유산으로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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