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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현영산’은 조선 후반기에 지방도시들과 농어촌에서 활동한 육재비(삼현육각)들의 주요한 연주곡으로서 ‘삼현곡’이라고도 불렸다. 이 시기 ‘삼현영산’곡은 황해도, 평안도, 함경도 지방에서 성행한 탈출, 검무, 승무 등의 무용음악으로 많이 연주되었으며 일부 개별적인 사람들의 혼례식때 연회음악으로도 이용되었다.
‘삼현영산’곡 가운데서 대표적인 유형은 우선 황해도 봉산지방에서 탈춤반주음악으로 이용된 ‘탈춤영산’이었다. ‘탈춤영산’은 당시 양반들의 부패타락상을 풍자조소 한 탈놀이 11개 과장과 결합되어 있는 악곡인데 긴영산(상영산, 본영산), 중영산, 도드리, 시위, 타령, 굿거리, 염불 등의 악장들로 구성되어 있다. 흔히 긴영산으로부터 다섯번째 악장인 타령까지를 ‘영산5장’이라고 하였다.
‘삼현영산’ 가운데서 대표적인 유형은 또한 황해도 안악, 평안도 용강 지방에서 연회음악으로 이용된 ‘삼현곡’이었다. 안악지방의 ‘삼현곡’은 긴영산, 중영산, 들장, 도드리, 시위, 타령, 잦은타령, 염불, 굿거리, 길군악, 잔군악의 11개 악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평안도 용강지방의 ‘삼현곡’은 안악지방의 삼현곡과 유사한 악곡으로서 피리 2개와 저대, 해금, 장고, 북 각각 1개로 구성된 육재비들의 합주로 연주되는 6중주곡이었다.
긴영산은 4개 악절로 되어 있는데 아주 느리고 유창하며 중영산은 속도가 약간 빠를 뿐 장단, 곡상으로 보아 긴영산과 큰 차이가 없다. 모두 18/8(6/4)박자로 구성되어 있다. 돌장은 18/8박자로 되었고 속도는 중영산보다 좀 빠르며 중영산과 도드리 사이를 연결시켜 주는 역할을 하였다. 3개 악절로 되어 있는 시위는 속도가 빠르고 개성이 있는 악곡으로서 그 선율에 한번씩 길게 뽑는 가락이 있는 것이 특징이었다. 타령과 잦은타령은 칼춤반주로 연주되는 악곡으로서 ‘연풍대’라고도 불렸다. 그리고 염불과 굿거리는 칼춤에서는 연주되지 않고 승무에만 연주되었다. 길군악과 잔군악은 ‘탈춤영산’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악곡이었다. 길군악이란 육재비들이 행군하면서 연주하는 악곡이라는 뜻이다. 길군악은 느린 무곡화된 행진곡이며 잔군악은 이보다 빠른 행진곡이었다. 따라서 길군악은 한 박자에 발걸음을 여러번 옮겨야 하였으며 잔군악은 실지 발걸음과 맞출수 있는 악곡이었다.
‘삼현영산’ 가운데서 대표적인 유형은 또한 함경도지방에서 검무(칼춤, 검춤)음악으로 이용된 ‘검무영산’이었다. ‘검무영산’은 함경도의 단천, 이원 지방에서 성행한 마당놀이때 농악무와 함께 추는 검무에 연주된 악곡이었다. 마당놀이는 흥겨운 농악무가 벌어지는 앞과정과 검무가 진행되는 뒤과정으로 되어 있었다. ‘검무영산’은 그 뒤과정에서 육재비들이 연주하는 악곡으로서 이 곡을 연주하면 검무가 추어졌다. 검무가 끝나면 퉁소명수들의 기량을 마음껏 보여주는 퉁소독주가 진행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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