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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에 들어와 가장 성대하게 맞은 민속명절은 단오이다. 단오와 추석은 설과 함께 우리 나라에서 가장 크게 일러오는 민속명절들로서 그것들을 통털어 3대 명절이라고 하였다.
우리 나라에서 단오를 명절로 쇠기 시작한 것은 오랜 옛날부터이다. 옛 기록(『삼국지』 ‘한전’)에 의하면 고대시대 진국의 마한지방에서는 5월에 파종이 끝나면 한데 모여서 밤낮을 가리지 않고 노래하고 춤추며 즐겁게 논다고 하였다. 이 기록에 5월 5일이라는 말은 없으나 춘파가 끝난 다음에 즐겨 놀았다고 한 것으로 보아 후세의 단오와 대체로 같은 절기이고 진행한 민속놀이나 의례도 단옷날의 것과 유사 하였다. 그러므로 여기서 말하는 5월의 행사는 후세와 같이 5월 5일을 계기로 진행한 놀이었다고 짐작된다.
고대시대의 단오행사는 농사와 하늘, 산천을 맡은 귀신에게 제사를 지내고 즐겁게 노는 것이었다. 삼국시대에 들어와서는 점차 봉건적 통치체제가 째이고 봉건적 가족제도가 강화되면서 시조를 내세우고 우상화하려는 목적으로부터 단옷날에 시조신도 제사 지내는 것으로 되었다. 그러한 사실은 가야와 신라의 예에서 찾아볼 수 있다.
가야에서는 시조 수로를 위하여 그 자손이 해마다 다섯 번씩 큰 제사를 지냈는데 그 가운데 한번이 단옷날로 지정되어 있었다. 신라에서도 한해에 여섯 번씩 다섯묘에 제사를 지냈는데 그 가운데 한번은 단옷날이었다. 고대시대에는 파종을 끝낸 성과를 축하하는 초여름의 즐거운 휴식일로 단오를 쇴으나 삼국시대에는 시조신의 제사가 더 강조되어 시조의 무덤을 찾는 것이 이날의 중요한 행사내용으로 되었다.
단오를 민간에서는 ‘수릿날’, ‘술의날’이라고 하였는데 이 말은 삼국시대부터 쓰기 시작하여 근대까지 그대로 불러왔다. 삼국시대에 민간에서 단오를 ‘술의’라고 하였다는 기록은 7세기 중엽에 신라의 거득령공이란 사람이 자기 이름이 단오인데 민간에서 단오를 ‘차의’(車衣)라고 한다고 말한 데서 찾아볼 수 있다. 차의라는 것은 술의의 이두글자이다.
이처럼 단오를 초여름의 민속명절로 쇠기 시작한 역사는 매우 오래다. 단옷날에 여인들은 늪가나 진펄에서 자라는 창포 잎과 뿌리를 삶은 물에 머리를 감았다. 그러면 머리에 윤기가 나고 머리칼이 빠지지 않는다고 하였다. 심지어는 창포못에서 물맞이도 하였으며 머리를 감은 다음 창포뿌리를 잘라 비녀처럼 만들어 머리에 꽂았다. 창포뿌리비녀에는 장수와 행복의 뜻을 담은 수복이라는 글자를 쓰거나 붉은색을 물들이기도 하였다. 이렇게 하면 한해동안 머리도 앓지 않고 무병하다고 하였다. 여자들은 머리치장이 끝나면 새옷을 입었는데 이렇게 명절옷차림을 하는 것을 단오장이라고 하였다.
단옷날에 사람들은 약으로 쓰기 위하여 쑥과 익모초를 뜯었다. 5월 단오때의 약초는 약기운이 올라 약효가 좋다고 하였다. 쑥은 쑥떡을 만드는데도 쓰고 남겨두었다가 뜸을 뜨거나 물에 다려먹는 약으로도 썼으며 부시깃, 모깃불을 피우는데도 썼다. 고려시대 가요 ‘동동사’에도 5월 5일 아침에 뜯은 쑥은 약효가 좋다고 한 것이 있는 것으로 보아 오랜 옛날부터 단옷날에 쑥을 뜯어 약으로 써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익모초를 약초로 뜯어두었다가 산모에게도 쓰고 속병 때도 썼다. 그리하여 단오무렵이 되면 집집마다 쑥과 익모초를 뜯어들였다.
단옷날에는 다른 명절때와 달리 대중적인 민속놀이들이 성황리에 진행되어 이채를 띠였다. 단옷날의 놀이 가운데서 특색 있는 놀이로는 씨름과 그네뛰기, 탈놀이 등이었다. 씨름과 그네뛰기라 하면 단옷날을 생각할 정도로 그것들은 단오명절을 장식하는 특색 있는 민속놀이었다. 단옷날의 씨름과 그네뛰기는 전국의 모든 지방에서 다 하였지만 그 가운데서도 평양일대에서의 씨름과 그네뛰기는 특별히 유명하였다. 평양에서는 금수산 (모란봉)과 창광산 기슭에 씨름터를 정하고 그 가까이에 그넷줄을 매었다. 이날 평양주변 고을의 이름난 씨름꾼들과 그네뛰기선수들, 그리고 수만명의 구경꾼들이 구름처럼 평양성 안으로 몰려들었다. 그 외 민속명절을 장식해 주는 특색있는 큰 놀이로 탈놀이가 있다. 탈놀이로서 전국적으로 이름난 고장과 놀이로는 함경도 북청의 사자놀이, 봉산을 비롯한 황해도일대의 해서탈놀이, 경기 양주일대의 산대놀이, 경상도 통영을 중심으로 한 오광대놀이, 강원도 강릉의 단오제 등을 대표적으로 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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