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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 후 북한에서는 세기적인 변혁이 이룩되고 정치, 경제, 문화의 모든 면에서 급속한 발전이 이루어짐에 따라 지난날에 없었던 새로운 마을들이 수많이 생겨나고 기존마을들도 변화발전하였다.
북한의 수많은 마을에서 오랫동안 전해내려오는 마을풍습의 계승관계를 찾아볼수 있게 하는 것은 농촌마을이다. 물론 농촌마을도 많은 변화가 이루어졌지만 대부분의 농촌마을은 어촌 등 다른 마을에 비하여 생긴 역사가 오래고 거기에는 대대로 살아온 주민들이 적지않다.
북한 농촌마을은 풍요하고 아름답다. 산기슭에 자리잡고 있는 마을에는 문화주택들과 공공건물, 문화후생시설들이 질서정연하게 들어서있고 마을의 뒷산 중턱에는 과수원이 계단식으로 조성되고 마을앞에는 시냇물이 흐르며 관개수 흘러넘치는 넓은 들판이 펼쳐지고 논밭에는 트랙터와 농기계들이 분주히 오간다. 참으로 농촌마을의 전경은 말그대로 한폭의 그림과도 같다.
광복 후 북한 마을생활풍습의 계승발전에서 주요한 것은 마을의 위치와 면모, 주민 구성이 달라진 것이다. 오늘의 농촌마을들은 대부분이 양지바른 기슭에 위치하고 있다. 마을의 위치를 생활조건이 유리하고 아늑한 산기슭에 정하는 것은 먼 옛날부터 전해오는 오랜 풍습의 하나이다. 그러나 지난날, 특히 민족적인 것이 모조리 짓밟힌 일제강점기에는 민족고유의 풍습대로 마을들이 발전할수 없었다.
집한칸 세울 땅조차 없는 농민들은 여기저기에 집터를 정하고 초라한 초가집을 지었고 설사 비싼 값으로 집터를 얻는 경우에도 그들에게는 좋은 집터가 차례질수 없었다. 그러므로 지난날의 마을들에는 여기저기 흩어진 마을이 많았다. 산간지대의 마을인 경우에는 그 분산성이 더 심하였다. 특히 농촌마을의 분산성은 지난 3년간의 전쟁시기에 더욱 심해졌다.
많은 마을과 집들이 불타고 파괴되었다. 집을 잃은 주민들은 적들의 폭격을 피하여 산골짜기에 여기저기 널려져 반토굴집을 짓고 살지 않으면 안되었다. 전후에 주민들은 흔히 반토굴옆에 지상가옥을 짓고 새로 살림을 시작하였다. 우리나라의 마을은 일제강점기와 미국의 침략적인 전쟁의 후과로 하여 집들이 널려져있어 산만하였다.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께서는 마을형성의 불합리성을 깊이 헤아리시고 마을을 민족적 풍습과 사회주의제도의 본성적 요구에 맞게 잘 꾸리도록 현명하게 이끌어주시었다. 위대한 수령님의 교시와 당의 영도를 높이 받들고 우리 주민들은 논밭 가운데에 있는 기존주택들을 양지바른 산기슭으로 옮겨짓는 투쟁을 힘있게 벌이었다. 현지조사자료에 의하면 함경남도 덕성군 낙원협동농장 농민들은 1962～1966년 사이에 120여 세대의 살림집을 산기슭으로 옮겨지었으며 자강도 시중군 풍룡협동농장에서는 1980년대초에 주택들을 이개축하기 위한 준비를 빈틈없이 갖추어놓았다가 불과 1～2년 사이에 논밭 가운데에 있던 100여 세대의 집들을 헐어서 산기슭으로 옮겨 문화주택을 지었다.
마을을 정리하기 위한 사업은 전국적으로 힘있게 벌어져 북한 거의 모든 농촌마을들이 양지바른 산기슭에 아담하게 꾸려졌다. 논밭 가운데에 널려있던 집들을 한곳에 집중적으로 마을을 형성한 것은 주민들의 생활향상에 매우 유리하다. 그것은 우선 논밭 가운데에 있는 집들을 비경지인 산기슭에 옮겨지음으로써 비옥한 경작지를 많이 얻어낼수 있었다. 또한 살림집들이 질서정연하게 한곳에 모이게 되어 수도화, 전기화를 실현하는데서 매우 합리적이었다. 그리고 아이들이 학교에 다니기에도 좋고 탁아소, 유치원을 관리운영하는 데서도 편리하다. 이밖에도 농장원들에 대한 교양사업을 비롯한 집단생활에서 좋은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산기슭에 아담한 북한문화농촌마을이 꾸려진 것은 양지바른 산기슭에 마을을 이루고 살아온 풍습이 계승 발전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북한의 농촌마을은 풍치아름다운 곳에 자리잡고있을 뿐아니라 그 면모에서도 많이 변하였다. 지난날의 마을은 지주의 큰 기와집을 중심으로 그 주위에 초가집들이 여기저기 무질서하게 널려있는 것이 그 면모였다면 오늘의 북한 문화농촌은 공공건물과 문화주택들이 조화를 이루면서 규모있게 정리되어있다.
농촌마을들은 대체로 리소재지마을과 작업반 단위로 된 마을 즉 작업반마을로 구분된다. 리소재지마을은 그 중심에 ‘김일성동지혁명사상연구실’이 자리잡고 연이어 문화회관과 상점, 관리위원회건물들이 들어앉아 있다. 그리고 중심도로를 축으로 하여 그 좌우에는 높고낮은 문화주택들이 조화롭게 들어섰다. 마을변두리에는 여러층으로 된 학교청사와 탁아소, 유치원, 리 병원이 있다. 그리하여 오늘의 리소재지마을은 작은 도시를 방불케 한다.
작업반마을은 중심에 선전실과 탁아소가 자리잡고있으며 그 주위에 문화주택들이 질서있게 배치되어 있다. 그리고 약간 떨어진 곳에 작업반 창고들과 공동축사들이 자리잡고 있다. 북한 농촌마을은 그 어디에 가나 집집마다 심어놓은 과수나무들이 우거진 아름다운 풍경을 이루고 있다.
참으로 오늘의 북한문화농촌마을은 즐비하게 들어선 현대적인 문화주택들과 공공건물들 그리고 규모있게 정리된 중심도로, 가로수, 집집마다 정원에 가꾼 과일나무 등이 잘 조화되어 풍치아름답고 살기 좋은 이상촌으로 변모되었다.
오늘의 농촌마을은 그 주민구성도 많이 변하였다. 특히 마을의 주민구성에서 혈연관계가 적지 않게 달라졌다. 지금 농촌마을은 대부분 혼성마을 즉 각이한 성을 가진 사람들로 이루어졌다.
앞에서 본바와 같이 1920년대만 하여도 동성마을이 많은 수를 차지하였으나 혼성마을은 그리 많지 못하였다. 그러나 오늘 혼성마을이 절대다수를 차지하게 된 것은 마을주민구성에서의 큰 변화로 된다.
마을생활풍습의 계승발전에서 주요한 것은 다음으로 종교미신적이고 비과학적인 낡은 유습들이 없어지고 이웃간에 상호부조하고 화목하게 사는 진보적이며 서민적인 미풍들이 지배하고있는 것이다.
광복 후 주민들의 자주의식이 높아지고 미신유습을 타파하기 위한 투쟁이 힘있게 벌어짐으로써 마을생활발전을 저애하던 성황제, 기우제와 같은 미신유습들이 청산되었으며 ‘문중’과 같은 유습도 없어졌다. 진보적이며 서민적인 상호부조의 미풍들은 북한의 조건에 맞게 더욱 아름다운 것으로 변화되었다. 그것은 마을의 계급구성과 생활의 질적변화와 관련된 것이다.
이러한 마을생활의 질적변화는 종래의 제한된 범위에서 이해관계를 같이하던 사람들 사이에 일정한 조직을 뭇고 상호부조하던 풍습이 오늘은 마을 모든 성원들의 생활기풍으로 전환되게 되었다. 특히 상례와 관련한 풍습에서 서로 돕는 미풍은 마을의 범위에서 발현되고 있는데 마을에서 상사가 생기면 관을 장만하는 것으로부터 매장에 이르기까지 마을(작업반) 전체 성원들이 도우며 마을의 관심속에서 진행되고 있다. 상례밖에도 자연재해나 뜻하지 않은 사고로 불행한 일이 생겼을 때에는 모든 마을성원들이 자기 일처럼 여기고 돕는 것이 하나의 사회적 기풍으로 되고 있다. 이처럼 오늘의 농촌마을은 우수한 민속유산들이 새로운 환경에 맞게 계승발전됨으로써 화목하고 단란한 살기 좋은 북한문화농촌으로 전변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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