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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복은 손바느질에 의하여 완성되었다. 그러므로 예로부터 손바느질은 여성들의 중요한 관심사였다. 여성들에게 있어서 손바느질이 얼마나 중요시되었는지 하는 것은 바느질 솜씨로써 그 여성의 마음씨를 가늠해 보는 관습이 있는 데서 알 수 있다. 그것은 한뜸 한뜸 이어나간 바느질솜씨에 여성들의 섬세하고 꼼꼼한 일솜씨와 함께 부드럽고도 속이 깊은 마음씨도 반영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로부터 민간에서는 바느질을 잘하는 여성은 그만큼 일을 잘하고 마음씨 고운 사람으로 평가하였으며 반대로 바느질을 거칠게 하는 여성은 다른 일도 거칠게 하고 마음씨도 곱지 못한 것으로 평가하였다. 바로 이 때문에 어머니들은 딸애를 낳아 키우면서 먼저 딸애가 어려서부터 손바느질방법을 익히도록 온갖 성의를 다하여 가르쳐주었다. 그러면 딸들은 어머니의 깐깐하고 능란한 바느질솜씨를 배우기에 애썼으며 시집에 가서는 가족 구성원들의 옷짓는 일을 도맡아하였다.
한복은 평면재단에 기초하여 만든 직선형의 옷이다. 사람의 몸은 입체적이라고 할 수 있는데 평면구성의 한복을 입으면 옷이 일반적으로 넓고 여유가 있어 보였다. 그리고 몸의 굴곡에 따르는 선은 길과 소매가 교차되는 진동선과 같이 거의 다 주름의 형태로 드러나게 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었다. 옷의 이러한 형태적 특성으로 하여 한복바느질은 비교적 단순하였다. 그러나 부분적인 요소들의 바느질은 섬세하고 치밀한 기술을 요구하였다. 실례로 겨드랑이 부분에 댄 삼각형의 회장이나 반달모양으로 된 깃끝 같은 굴곡선은 치밀한 솜씨가 아니고서는 처리할 수가 없었다.
한복은 평면구성의 직선형태로 되어 있었던 만큼 만드는 방법도 시대에 따라 큰 차이가 없었다. 한복바느질의 선차적인 공정은 옷감의 마름질이었다. 한복감의 너비는 천의 종류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천을 합리적으로 이용하기 위하여 마름질 방법을 천폭에 따라 약간 달리하였다. 옷을 새로 만들 때에는 치수를 재어 마름질을 따로 하는 것보다는 이미 입던 옷을 기준으로 하여 그 치수대로 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로부터 가정들에는 옷본이 갖추어져 있었다.
현지조사 자료에 기초하여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한복 짓는 방법을 간단히 개괄하면 다음과 같다. 여자 저고리는 한복을 만드는 데서 기본을 이루었다. 그것은 여자 저고리가 형태상 아름답고 구조상으로 매우 정교하고 제작상 치밀한 솜씨를 요하기 때문이었다.
여자 저고리를 만들려면 대체로 가슴둘레, 회장, 길이 등 세 부분만 재고 기타 부분은 이 치수에서 계산해내어 재단하였다. 먼저 옷감 마름질을 한 다음 바느질선을 따라 인두질을 하였다. 그 다음에 어깨솔과 등솔을 하고 섶과 길을 달았으며 소매달기, 배래하기, 도련꺾기, 안짓기, 안팎끼우기, 소맷부리맞추기, 시침뜨기, 고름 및 동정 달기의 순서로 저고리를 만들었다. 여자 저고리를 만드는 데서는 특히 깃과 동정을 다는 데 성의를 들이곤 하였다. 그것은 저고리의 깃과 동정이 한복의 특징적이고도 아름다움을 강조해 주는 주요 요소들이기 때문이었다.
우리 여성들은 동정을 하나 달아도 실밥이 겉으로 보이지 않게 성의껏 달아 동정선이 더욱 살아나면서도 두드러지게 하였다. 천의 재질과 옷의 종류에 따라 바느질방법을 서로 달리하였다. 사나 모시와 같이 얇은 옷감으로 옷을 만들 때에는 천의 옆솔기가 풀리지 않도록 곱솔로 박았으며 무명이나 두터운 비단천으로 옷을 지을 때에는 보통 시침하는 방법으로 하였고 특히 누비옷을 지을 때에는 바늘뜸을 대상에 따라 좁게 또는 좀 넓게 하면서도 아주 고르게 하였으므로 그 바느질솜씨란 이루 표현할 수 없으리 만큼 섬세하였다.
여자 치마도 전통적인 한복짓기방법으로 만들었다. 고유한 한복의 하나인 꼬리치마를 짓는 경우에는 먼저 허리를 만들고 폭붙이기를 하였으며 다음에 치맛단을 감치고 주름을 잡은 다음 허리를 다는 순서로 만들었다. 남자 바지는 옛날부터 형태나 구조상에서 큰 변화가 없었다. 바지통이 좀 넓어지거나 좁아지는 정도의 변화가 있었을 뿐이다. 바지를 만들 때에는 허리품과 바지길이의 치수를 먼저 잰 다음 마름질을 하고 바느질을 하였다. 바느질은 먼저 사폭을 붙이고 마루폭을 붙였다. 다음에 배래를 하고 허리를 달았으며 안짓기를 하고 안팎끼우기를 하였다. 그리고 옷을 뒤집어 시침뜨기를 하였으며 마지막에 허리띠와 대님을 만들었다. 겉옷인 두루마기의 형태는 저고리의 길이를 길게 한 것과 같았는데 옆에 무가 달려 있는 것이 차이났다. 따라서 두루마기 만드는 방법도 저고리와 유사하였으나 무를 다는 공정이 더 있었다.
한복을 만들 때 흔히 고려된 것은 옷을 나이에 맞게 짓는 것이었다. 속담에 “옷은 나이로 입는다”는 말이 있듯이 나이든 사람들의 옷은 몸집보다 좀 크게 지어 입는 것이 관례였다. 이와 같이 한복바느질은 그 방법이 다양하여 옷의 특색을 더욱 두드러지게 살려 주었으며 바느질솜씨에 따라 옷의 아름다움이 돋우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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