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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물공예는 여러 가지 풀어나 짚, 나뭇가지나 껍질 등을 재료로 생활 용품 용기와 같은 물품을 만드는 민속공예의 한 형식이다. 우리 선조들이 초물을 가지고 생활용품을 만들기 시작한 것은 아득히 먼 옛날부터였다. 인류사회의 첫 시기인 원시시대에 우리 선조들은 풀이나 나무껍질 등을 엮어서 몸을 가리거나 채취한 음식물들을 담는 그릇들을 만들어썼다.
초물공예품들은 도자기나 금속공예품들과 달리 재료가 쉽게 썩으므로 오래 동안 보존되기 힘드나 평양시 삼석구역 호남리 남경유적에서 드러난 삿자리조각은 아주 오랜 시기의 유물로 잘 남아있다. 초물공예는 고대시대를 거쳐 삼국시대에 상당히 발전하였다. 이에 대하여서는 당시의 벽화, 기록 자료들이 잘 말해준다. 고국원왕릉벽화의 방앗간 장면에는 방아를 찧고 있는 두 여성의 곁에 키로 무엇인가를 까불고 있는 한 여인의 모습이 그려져 있으며 감신무덤벽화에는 머리에 갓을 쓴 말탄 인물들이 묘사되어 있다
발해 및 통일신라시대에 초물공예품제작은 보다 발전되었다. 당시의 역사기록에 자리, 고리짝을 제작하는 석전, 양전 등의 전문초물수공업기관이 관청에 속해 있었으며 7세기 중엽 광덕이라는 중이 신발을 삼아 팔아서 생계를 이어 나갔다고 한 것을 보면 통일신라에서 초물제품제작이 성행하였으며 초물공예품제작을 전문으로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삼국사기』에 신라에서 6두품 귀족의 수레 앞뒤휘장으로 가장자리를 거친 비단으로 꾸민 발이나 왕골자리를 썼으며 5두품 귀족의 수레에는 가죽과 베로 가장자리를 꾸민 발과 왕골자리를 썼다고 한 기록이 있는 것을 보아도 당시 초물공예품들이 일반 주민들의 생활용품 뿐 아니라 의례용품으로까지 이용되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고려시대에 초물공예품의 제작은 물질문화생활이 이전 시기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높아지는데 따라 더욱 확대 발전하게 되었다. 초물공예품에 대한 수요가 이전보다 현저히 늘어나는데 따라 이 시기에는 왕골, 싸리, 갈대, 버들가지, 볏짚, 삼, 칡 등 여러 가지 재료를 이용한 자리, 멍석, 바구니, 광주리, 고리짝, 발, 키, 소쿠리, 망태기, 떡서리, 짚신, 미투리, 밧줄, 노끈, 갓, 그물과 같은 갖가지 초물공예품들이 많이 제작되었다.
초물공예는 조선시대에 이르러 늘어나는 초물제품들에 대한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선조들의 슬기로운 창조적노동에 의하여 한층 더 발전하게 되었다. 조선시대에도 초물공예품제작으로 왕골이 많이 쓰였다. 이 시기 우리나라의 왕골명산지들은 충청도의 충주, 경상도의 영천, 안동, 청송, 예천, 풍기, 영천(오늘의 영풍), 용궁, 의성, 순흥, 선산, 초계, 전라도의 순창, 보성, 만경, 나주, 영광 등지였다. 당시 왕골제품생산에서 주요 품종이 돗자리였던 만큼 왕골산지들은 어디라 할 것 없이 모두 우리나라 돗자리의 명산지들이었다. 그 가운데서도 경상도의 안동, 영천, 순흥, 예천, 영천(영풍),풍기, 의성, 용궁 지역은 돗자리 제작이 매우 발전하여 이 8개 고을을 ‘석산(席産)8읍’이라고까지 하였다.
조선 후반기에 다른 나라들에 수출된 고급 돗자리는 오조용문석, 채화석, 용문석, 만화석, 잡채화석 그리고 용문염석, 만화방석 등이었다. 그중 오조용문석은 가장 고급한 제품인 것으로 하여 그 한 장 값이 무명 18필이었으며 채화석은 한 장에 무명 3필이었다고 한다.
조선시대에는 초물공예품제작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수도 그 어느때 없이 늘어났다. 『경국대전』에 의하면 당시 지방관청에 속해 있는 석장(자리를 제조하는 사람)이 충청도와 전라도에 각각 58명, 경상도에 271명 모두 387명이나 있었다. 여기에서 지방관청 수공업장에 등록된 석장들은 당시 석장들 가운데서 기술기능적으로 우수한 사람들로 선발되었다는 것을 고려할 때 민간에서 실제로 존재한 석장과 그밖에 다른 제품을 만드는데 종사한 초물 제조업자의 수는 그의 몇 배에 달하였으리라는 것을 능히 짐작할 수 있다. 이밖에 개성을 비롯한 여러 지방들에서는 부들자리, 황해도 연안지방에서는 청포자리, 평안도에서는 수수자리, 황해도 안악, 재령, 신천, 봉산 등지에서는 갈대자리, 함경도북부지대에서는 귀밑짚자리를 각각 지방적 특색이 있게 잘 만들어 이용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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