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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민족은 음력 11월을 동짓달이라고 하며 이 달 안에서 밤이 제일 길고 낮이 가장 짧은 날을 동짓날이라고 불러오고 있다. 하지에 낮이 제일 길어졌다가 점차 줄어져서 동짓날에 이르러 가장 짧아지며 다음날부터는 다시 조금씩 길어지며 밤은 점차 짧아진다. 이처럼 낮과 밤 시간이 반대로 바꾸어지는 변화를 경사로 기념하기 위하여 이날을 민속명절로 쇠기 시작하였다. 민간에서는 동지가 11월 초순에 들면 애동지라고 하였으며 초순을 지나서 들면 노동지라고 하였다. 애동지가 드는 해는 그해 겨울이 춥고 노동지가 드는 해는 춥지 않다는 말이 전하여온다.
동지는 기록상으로 고려시대에 처음 보인다. 고려시대 문인들은 팥죽을 놓고 여러편의 시를 읊었고 『고려사』에는 9개 속절의 하나로 동지가 들어 있으며 동짓날에 궁중에서 대신들을 위하여 연회를 베풀기도 하였다. 이상의 자료들은 고려시대에 동지를 민속명절로서 널리 다는 것을 말하여준다. 그러나 그 앞선 시기 기록에는 동지에 대한 자료가 보이지 않는다. 물론 고려이전에 이미 음력을 사용하고 있었고 24절기도 제정되어 있었던 만큼 24절기의 하나인 동지도 오래 전부터 민속명절로 쇠어왔을 것이다.
동짓날에 특별한 민속놀이나 의례를 진행하는 것은 없었고 다만 팥죽과 관련한 독특한 풍습이 있었을 뿐이다. 팥죽은 팥을 푹 삶고 거기에 흰쌀을 넣은 다음 물을 많이 붓고 끊이었다. 이때 찰떡을 새알같이 빚어 넣고 쑤었다. 이 떡을 새알심이라고 하는데 동짓날 새알심을 자기 나이만큼 먹어야 몸이 건강해 진다는 말이 전하여 온다. 또한 동지에 팥죽을 먹으면 감기를 앓지 않는다는 말도 있다. 이것은 팥죽을 꼭 쑤어 먹도록 하려는 데서 건강에다 비유한 것이다. 팥죽은 영양과 소화에도 좋고 계절음식으로 만들어 먹을만한 별식이었다.
이밖에 동짓달에 흔히 먹는 음식으로는 냉면과 신선로가 있었다. 냉면은 메밀국수를 김칫국에 말고 소고기나 돼지고기를 꾸미로 놓은 것이다. 냉면으로서는 평양냉면을 으뜸으로 쳤다. 신선로는 역구자탕이라고도 하는데 여러 가지 고기와 무, 오이, 달걀, 전복, 해삼, 버섯, 미나리, 밤, 은행, 잣, 파, 마늘, 참기름, 깨소금, 후춧가루 등 20여 가지를 넣어 함께 끓여 먹는 것으로서 독특한 고급요리이다. 냉면이나 신선로들은 동짓날이 아니라도 동짓달에 흔히 만들어 먹었으나 동지팥죽만은 반드시 동짓날에 쑤어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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