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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사회의 초기에 사람들이 거주한 흔적은 자연동굴에서 나타난다. 우리나라에서 자연동굴이 원시시대 사람들의 생활거처로 이용되기 시작한 것은 구석기시대 전기부터였다. 평양시 상원군 검은모루동굴유적(100만년 전)과 승호구역 만달리 절골동굴유적, 중국 요령성 영구현 금우산동굴유적(28만년 전)은 원시인들이 남긴 것이다.
원시인들은 초기에 집을 지을만한 능력을 가지고 있지 못하였다. 그들은 눈이나 비바람, 추위, 맹수나 해충의 피해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하여 자연동굴이나 바위그늘 같은 곳을 생활거처로 이용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데 자연동굴이라고 해서 아무 동굴이나 다 이용한 것은 아니었다. 동굴에는 우선 그 주변에 물원천이 있어야만 하였다. 물은 사람의 주요한 생존 수단의 하나이다. 이러저러한 생활조건이 유리해도 물이 없으면 거주지로서는 쓸모가 없는 것이다. 지금까지 알려진 원시인들이 이용한 자연동굴들은 대체로 강하천을 낀 곳에 위치하고 있었다.
동굴에는 다음으로 사람들이 사는 데 필요한 여러 가지 조건들이 갖추어져야 하였다. 사람들이 살기에 적합한 햇빛과 온도가 보장되고 적당한 공간과 환기가 되는 곳이어야 하였다. 원시인들이 자연동굴을 이용하는 경우 흔히 동굴의 입구 부근을 거처로 정하였다. 그것은 구석기시대의 동굴유적들에서 화덕이 대체로 동굴입구에 놓여 있는 데서 알 수 있다. 그들에게 있어서 동굴입구 부근은 적당한 야외조명이 보장되어 음식물을 조리하거나 노동 도구들을 만드는 데 합리적인 장소였으며 불을 피워도 연기가 잘 빠질수 있고 맹수들이 접근하는 것을 쉽게 알아볼 수도 있는 적합한 곳이었다.
사람들은 매우 낮은 수준에서나마 자연조건을 개조이용할 줄 알게 되면서 초막을 지어 거처로 삼았다.
우리나라에서 발견된 그러한 초막흔적으로서는 구석기시대유적인 나선시 굴포리 서포항유적 굴포문화 1기층에서 드러난 시설물을 들 수 있다. 이 시설물은 석기를 만드는 데 쓰인 모루로 인정되는 큰 분암덩어리와 3개의 돌무지로 이루어졌다. 초막터의 윤곽은 타원형에 가까운 것이었다.
이 유적은 고인의 한 무리가 임시 거처한 지상초막터로 인정되고 있다. 이 유적을 통하여 본 초막의 형식은 몇 대의 장대기를 원형이나 타원형으로 돌려 세우고 그 윗부분을 가운데로 모아 고깔모양을 이루게 한 다음 그 위에 풀이나 나뭇가지를 씌운 가장 단순한 원추형초막이었다.
초막은 원시인들의 생활에서 필요한 것이었다. 원시인들은 사냥을 위하여 짐승들의 떼를 따라 떠돌아다니지 않으면 안되었기 때문에 그들에게는 쉬기도 하고 간단한 노동도구를 만들고 손질도 할 수 있은 임시적인 거처지가 여러 곳에 필요하였다. 이로부터 원시인들은 임시 이용할 거처지로서 초막을 짓게 되었고 그 초막에 의거하여 사냥도 하고 잡은 짐승들을 원거주지(동굴)로 날라가기도 하였다.
이러한 초막은 주택의 기본요소를 이루는 벽체와 지붕, 기둥과 서까래 등의 구별이 없고 또 골조들의 결합도 통나뭇가지에 끼우거나 기대이게 한 것이므로 그것은 엄밀한 의미에서 건축물로서의 주택이 아니었다. 그러나 초막은 사람들이 처음으로 지은 주거였다는 것으로 하여 그것은 주택의 시원으로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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