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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공예품도 다른 공예품들처럼 종류가 매우 다양하였다. 기록과 유물 자료로 전하여 지고 있는 것만 보아도 연상, 소반, 쟁반, 바리, 표주박, 술잔, 술잔대, 바구니, 망태기, 구럭, 주머니, 동고리, 꽃, 부채, 우산, 함, 방석, 연, 베개, 갓, 비옷, 신발, 빗접, 빗접꽂이, 안경집, 지갑, 담배쌈지, 등롱, 탈, 둥구미, 전통, 고비 등 실로 그 종류가 다양하다. 또한 한 종류 안에서도 형태와 무늬, 색깔 등 그 양상이 각이하다. 그 가운데서 이름있던 종이공예품으로는 등롱과 연, 둥구미, 바구니, 바느질함, 빗접과 빗접꽂이, 소반과 연상 등을 들 수 있다.
등은 처음에는 밤길 조명등으로 만들어졌으나 점차 장식적 의의가 커지면서 의례장식품으로 되었다. 등에는 그 형태와 장식내용에 따라 수박등, 마늘등, 일월등, 영등, 북등, 잉어등, 종등, 학등, 오행등, 칠성등, 집등, 병등, 거북등, 가마등을 비롯하여 여러 가지가 있었다.
옛날부터 전하여 오는 연의 가장 일반적인 형태는 약간 갸름한 사각형이지만 이밖에 사람의 얼굴을 본 따 만든 수염할아버지연, 춘향연, 이도령연, 허수아비연 등이 있었다. 연은 또한 장식형상에 따라 반달연, 동이연, 박이연, 꼭지연, 초연 등으로 구분하기도 하였다. 연들은 또한 장식의 색깔에 따라서 푸른 반달연, 붉은머리 동이연, 색동초연, 먹꼭지연 등으로 구분하기도 하였다.
바구니는 종이를 쓰는 바구니는 대체로 크고 소박하게 만들었고 바느집 도구나 가위밥들을 넣어두는 바구니는 작고 보기 좋게 만들었다. 바구니는 검은색 물이나 밤색물을 들인 기하무늬들을 간결하게 새겨 넣기도 하고 겉면에 구멍을 내거나 도드라지게 하는 방법으로 무늬를 장식하기도 하면서 검은 옻이나 감즙을 입히는 방법으로 만들었다. 바느질함은 여성들의 애용품이었던 것만큼 정성들여 알뜰하게 만들었다. 보통 뚜껑과 밑통을 만드는데 밑의 통을 한칸 또는 여러 칸으로 나누기도 하였다. 겉면은 여성들의 기호에 맞게 화려한 색깔의 종이로 감싸고 길상문자나 십장생, 모란, 매화, 원앙 등의 무늬를 오려붙여 장식하였으며 안은 단색의 종이를 입혀 정갈하게 꾸몄다.
우리 민족은 자그마한 밥상인 소반과 붓, 먹, 벼루 등을 넣어두는 연상을 드물기는 하지만 종이로 만들기도 하였다. 소반의 다리는 종이의 재료적 특성으로부터 통판으로 하였는데 다리면에 ‘만(卍)’자 무늬를 비롯한 여러 가지 무늬들을 뚫어새기고 그 윤곽들을 모두 실로 둘러 장식함으로써 나무로 만든 소반에서도 좀처럼 볼 수 없는 높은 기교를 보여준 것도 있다.
연상도 종이를 꼬아 엮어 만들기도 하고 종이를 여러겹 붙여 만들기도 하였다. 그 가운데는 윗면 전체를 뚜껑으로 하여 열었다 하게 만든 것도 있고 뚜껑이 없이 만든 것도 있으며 아래에 서랍을 닫게 한 것도 있다. 또 어떤 것은 윗면에 쌍희(囍)자를 두드러지게 새겨넣고 그 둘레를 선이나 일정한 무늬를 형상한 것도 있으며 앞면과 옆면에 무늬들을 새겨 넣어 예술적 가치를 높인 것도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종이공예품들은 지난날 부엌살림과 방안살림, 일상생활 등 생활의 여러 분야에서 효과적으로 이용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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