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민족은 금속제품들을 기본적으로 주조, 단조의 방법으로 만들어왔다. 주조법은 금, 은, 동, 쇳물을 일정한 형태에 부어서 금속제품을 만들어 내는 금속가공 방법의 하나이다. 주조를 하자면 관련 시설이 있어야 하였다.
조선말기까지 전국각지에 남아있는 쇠덕은 대체로 언덕기슭에 설치하였는데 보통 원형을 이루고 그 높이는 약 1.5m, 둘레는 약 10m되게 돌과 흙으로 쌓은 것이었다. 이러한 쇠덕에는 긴 각주형의 간단한 풍구가 설치되어 있었고 풍구통 중심에는 전후로 관통된 축이 끼워 있고 축의 중심에는 바람판이 붙어 있었다. 너울국(풍구질하는 사람)들이 앞뒤에 한 사람씩 서서 축에 달려있는 손잡이를 밀고당기면 공기가 풍구로부터 송풍관을 통해서 쇠덕안으로 들어가게 되어 있었다.
쇠덕은 보통 5바리(1바리는 약 180kg)의 쇳돌과 3~4바리의 숯을 넣을 수 있는 용적을 가지고 있었으며 생산능력은 한돌(3주야)에 8회의 제련으로 40바리의 쇳돌을 처리할 수 있었고 여기서 15~20바리의 쇠를 뽑을 수 있었다. 주조에서 중요한 문제는 거푸집(주형)을 잘 만드는 것이었다. 거푸집에는 소재의 성질과 형태에 따라 여러 가지가 있었다. 재료에 따라 돌거푸집, 모래거푸집, 밀랍거푸집, 감탕흙거푸집, 쇠거푸집으로 구분되었는데 복잡한 구조를 가진 것이거나 정교한 금속제품은 밀랍거푸집으로 제작되었다. 주조방법으로 완성된 금속제품들로는 꽃병, 화로, 촛대, 필통, 문진, 종, 경쇠, 방울, 독고, 향로 등과 각종 유기그릇 및 보습, 볏을 비롯한 농기구들이 있었다.
우리 민족은 단조법도 일찍부터 널리 써왔다. 단조품은 잘 변형되지 않으며 녹이 덜쓸 뿐 아니라 견고하므로 쉽게 깨지지 않는 이점을 가지고 있다. 단조법에는 열간단조법과 냉간단조법이 있었다. 단조법에서 주되는 것은 열간단조법이었으나 금속의 성질과 제품의 크기와 용도에 따라서 냉간단조법도 많이 쓰였다. 단조는 그 방법에서 네핌(압연)법과 벼림법이 있었다. 네핌법은 달국 쇳덩이를 두드려 펴거나 늘이며 오그리거나 맞물리는 기법으로 공예품을 만드는 방법이며 벼림법은 두드려서 만드는 방법이다. 네핌법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것의 하나는 유기그릇이다.
정주 납청의 놋점에서의 네핌방법은 부리(용해)공정, 네핌(압연) 및 우김공정, 가질(선반)공정 등으로 되어 있었다. 네핌공정에서 완성된 그릇은 마지막공정인 가질작업에 들어가는데 가질꾼은 편칼로 놋그릇 겉면과 안면을 매끈하게 깎아 제품을 완성하였다. 금속공예품제작에서 주요한 공정은 또한 장식무늬를 형상하는 세공작업이었다. 금속세공방법에는 투각, 판금, 조금, 누금, 입사, 도금, 과금, 썩삭임 장식 등이 있었으나 특히 투각, 입사 장식이 발전하였다.
|
|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