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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민족은 가구를 비롯한 나무공예품들을 만들면서 거기에 다양한 무늬를 새겼다. 장식무늬의 내용은 대체로 글자, 동식물, 기하도형이 사용되었으며, 같은 유형의 무늬도 시대와 계층, 장식재료, 나무공예품의 종류, 지방에 따라 조금씩 달랐다.
글자무늬에는 ‘수(壽)’, ‘복(福)’, ‘쌍희(囍)’, ‘만(卍)’, ‘부(富)’, ‘아(亞)’ 등이 새겨있고 동식물무늬에는 사슴, 범, 기린, 다람쥐, 거북이, 박쥐, 고양이, 봉황, 학, 기러기, 개, 원숭이, 용, 물고기, 내, 나비, 내화, 난초, 국화, 왕대, 모란, 소나무, 불로초, 석류, 복숭아, 포도 등이 있다. 또한 기린, 봉황, 용과 같은 환상적인 ‘짐승’들도 고대 이래 근대에 이르기까지 무늬로 즐겨 쓰였으며, 이밖에 산, 물, 바위, 구름, 기와집, 누각, 굽접시, 병, 패물, 해 등도 나무공예의 장식무늬로 널리 형상되었다. 이러한 무늬들은 부귀, 장생불로, 행복, 다남다복 등 당시 사람들의 희망과 염원을 상징한 것이었다.
나무공예의 장식무늬가 다양한 것처럼 장식기법 또한 여러가지였다. 나무공예장식기법에는 칠, 자개, 금속, 종이, 인두, 화각, 조각 장식이 있으며 부분적으로 금은 장식도 있었다. 칠장식은 검은옻, 붉은옻, 누른옻 등을 나무제품 겉면에 칠한 것이고 더러는 여러 가지 색깔의 옻으로 인물, 동물, 식물 그밖의 무늬를 그린 것이다. 금속장식은 복제 기물의 견고성을 보장하는 동시에 예술적으로 장식하기 위한 것이었다. 나무공예에서 금속장식은 쇠, 시우쇠, 구리, 백동, 주석, 은 등의 얇은 판을 뚫거나 쪼아서 여러 가지 모양으로 다듬어 가구 겉면에 붙인 것 즉 경첩, 들쇠, 것쇠, 가슴쇠, 호승받침, 자물쇠, 감잡이, 앞바탕, 관두정 등을 말한다. 나무공예장식에는 또한 종이를 붙여 장식하는 수법도 쓰였다.
종이장식에는 색종이를 바르는 방법과 일정한 무늬로 오려서 붙이는 방법이 있었다. 색종이를 발라 장식한 크고작은 상자 3개 또는 5개를 한 조로 한 상자는 처녀들이 시집갈 때 마련하는 혼례용구의 하나이기도 하였다. 나무공예장식에는 또한 인두무늬장식이 있다. 이 장식은 불에 달군 인두로 나무겉면을 태워 여러 가지 무늬를 나타내는 수법으로 일찍부터 우리 민족이 즐겨쓰던 그림장식의 한 형식이었다. 나무공예장식에서는 또한 나무, 대, 금석 등을 상감하는 수법도 널리 쓰였다. 나무상감이란 나무바탕에 홈을 치고 거기에 바탕색과 다른 색깔의 나무나 왕대 및 금속 조각을 박아 무늬를 나타낸 것을 말한다. 글자무늬, 기하학적 무늬들은 주로 경대나 연상, 문갑, 탁자면에 상감되었다.
금속상감은 검붉은 화류나무나 회양목으로 만든 가구나 공예품에 은실을 간단한 선으로 두르기도 하고 글자나 꽃, 새를 새겨 넣을 때에 적용하였다. 금속상감에는 이밖에도 자물쇠 같은 금속물에 금은실을 박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나무공예품들을 가죽이나 뼈, 대모, 기름으로 장식하기도 하였다. 짐승가죽으로 장식한 실례는 드물지만 물고기가죽으로는 작은 규모의 상자, 궤, 갑 등을 장식하였으며 뼈는 필통의 아가리, 장도집, 부채의 손잡이 등에 쓰였다. 이상의 기법밖에도 나전기법, 화각기법 등이 있었는데 이에 대해서는 따로 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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