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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민속무용가운데서 가장 오랜 역사적 연원을 가지고 있는 ‘농악무’는 천지개벽을 한 오늘날의 농촌현실을 반영하여 무용소품으로 뿐 아니라 음악무용 서사시형태의 대공연을 비롯한 가극들에서 다양하게 재형상됨으로써 우리 시대 사람들의 미학 정서적 요구에 맞게 훌륭히 완성되었다. 민속무용소품으로 재형상된 ‘농악무’는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되었다.
첫 부분은 잦은모리장단에 맞추어 농악대열이 등장하여 추는 훈성군무장면이다. 붉은 치마, 노란 저고리에 멜띠를 걸고 소고와 소고채를 든 여성무용수들과 흰색 저고리, 바지에 하늘색 쾌자를 입고 상모를 쓴 남자무용수들이 소고와 소고채를 들고 무대 양옆에서 곱디뎌 달리기(까치걸음)로 신바람 나게 달려 나온다. 이들은 서로서로 남녀로 구성되어 짝을 맺으며 잦은모리장단가락에 맞추어 집단적 앙상블을 보여준다. 춤이 고조되면서 남자들은 양옆으로 나누어 반원을 짓고 여성무용수들은 가운데로 밀집한다.
둘째 부분은 굿거리장단에 맞추어 추는 여성군무장면이다. 밀집되었던 상태로부터 보통걷기와 곱디뎌 걷기로 사뿐사뿐 무대전면으로 나오면서 삼각형의 대형을 짓고 소고를 치는 여성들의 춤은 참으로 아름다운 예술적 화폭이다. 굴신하며 소고치기, 엇걸어돌며 소고치기, 끌어내리며 소고치기 등 다양한 형태변화와 리듬조직으로 춤가락을 넘기는 여성들의 춤은 조선춤의 고유한 흐름새와 율동, 자세와 동작으로 독특한 색채를 띤다.
셋째 부분은 휘모리장단에 맞추어 추는 빠른 춤장면이다. 여성들 속에 있던 남자무용수가 무릎을 꿇은 가짐으로 점찍어 제자리에서 돌며 남성들을 불러일으키는데 이것은 마치 여성들에게 짝지지 않으려는 듯한 일종의 시위이다. 음악이 고조되는데 양옆에서 무용쟁기수들이 나온다. 두명의 남성쟁기수가 나와 자반뛰기를 한다. 자반뛰기가 끝나자 연이어 두명의 대상모수가 나온다. 그들은 휘돌이동작으로 돌며 열두발상모를 돌린다. 이처럼 남자무용수들의 쟁기가 놀이판을 휩쓸어 분위기를 최고도로 올렸을 때 전체 남녀무용수들이 짝을 지어 두 개 원을 지으며 달려 나온다. 여성들은 양옆으로 가고 남자들이 1열횡대로 서서 소상모돌리기 앙상블을 한다.
오늘날 셋째 부분을 장식하는 상모춤을 독립적인 ‘상모춤’으로 발전시켜 그 기교동작들을 더욱 부각시키고 있다. 이렇듯 ‘농악무’는 부드럽고 우아하면서 활달하고 기백 있는 조선춤의 내재적이고 열정적인 성격을 다같이 생동하게 형상한 훌륭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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