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패는 패족을 가지고 노는 놀이로서 시 한글자씩 써넣은 패쪽을 하나씩 집고 내놓고 하면서 먼저 시구 한줄을 맞추어 내기를 겨루는 놀이이다. 시패는 조선시대 식자나 있는 사람들 속에서 시를 쉽게 외우려는 데서부터 시작된 놀이였다.
시패놀이 가운데서 대표적인 것은 꼭 같은 패쪽 600개를 만들어 그 매개 패쪽마다 한 글자씩 써넣은 것을 엎어놓고 그 가운데서 자기에게 필요한 글자를 골라 맞추는 것이었다. 그런데 근세에 와서는 패쪽을 많이 만들지 않고 필요한 숫자만큼 만들어 가지고 놀았다.
노는 방법은 다음과 같이 하였다. 다섯글자씩 넉줄로 된 20자로 구성된 시를 선택하여 노는 경우에 20개의 패쪽을 만들면 되었다. 그 패쪽을 모두 바닥에 엎어놓는다. 노는 인원은 두 사람이건 세 사람이건 제한이 없는데 네 사람이면 바꿀 패쪽이 없기 때문에 놀이를 할 수 없다. 그런 경우에는 다른 글자가 다섯 개 더 있어야 하였다. 패쪽이 20개인 경우에는 셋이서 노는 것이 가장 적합하였다.
놀이는 셋이서 차례로 돌아가며 아무것이나 하나씩 걷어올린다. 이렇게 다섯바퀴를 돌면 모두 패쪽을 다섯 개씩 가지게 되고 바닥에는 다섯 개의 패쪽이 엎어놓은 채로 남는다. 이때 각자는 자기가 걷어올린 다섯 개의 글자들을 가지고 시의 어느 줄을 맞추겠는가를 타산하면서 놀아야 했다. 그러자면 그 시는 이미 머리 속에 기억하고 있어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놀기 어려운 것이었다.
자기 차례가 돌아오면 한줄의 시를 짓는데 그 줄에 맞지 않는 패쪽 1개를 바닥에 엎어 내놓고 바닥에 있는 다른 패쪽 가운데서 1개를 집어든다. 이렇게 차례로 1개를 내놓고 1개를 집어드는 방법으로 목적한 시 구절을 맞추어 나가다가 한 줄의 시가 성립되면 바닥에 죽펴 놓는다. 이러한 시패놀이를 일부 지방에서는 ‘풍월패놀이’라고 하였다. 풍월패를 노는 방법은 시패놀이방법과 같았다.
가투는 노래나 시 한수를 한 장의 패쪽에 적어 넣은 것을 바로 펴놓고 한 사람이 부르거나 읊는데 따라 그 패쪽을 집으며 겨루는 놀이다. 가투는 고려시대까지는 그에 대한 자료가 보이지 않는 것으로 보아 조선시대에 생긴 것으로 인정된다. 가투는 시패와 마찬가지로 역시 공부하는 사람들이 만들었을 것이다. 시패는 한 장의 패쪽에 시나 가사의 한 글자를 써넣은 것이라면 가투는 한 장의 패쪽에 하나의 시나 가사를 써넣은 것을 가지고 노는 것이었다. 그러므로 시패와 가투는 같은 패쪽을 가지고 노는 놀이였으나 그 노는 방법은 전혀 달랐다.
가투는 길이 7~8cm, 너비 5~6cm쯤 되는 두터운 종이쪽에 시나 가사를 적어 넣은 것을 가지고 놀았다. 가투의 패쪽에 시를 써넣을 때 첫자는 크게 쓰고 나머지 글자들은 그에 잇대어 작은 글자로 썼다. 가투놀이가 시작되면 시나 노래를 써넣은 수십장의 주장은 바닥에 모두 젖혀 펴놓는다. 주장이 된 한사람이 임의의 패쪽의 시를 보면서 읊으면 다른 사람들은 바닥에 펴놓은 패쪽들 가운데서 그 패쪽을 찾아 자기 것으로 한다. 시를 다 알고 있는 주장은 패쪽을 찾기 힘들게 하느라고 딴곳을 보면서 시를 읊는다. 그러면 패쪽을 찾는 사람들은 모두 그곳에 있는가 하여 헤매이게 된다. 어느 한사람이 패쪽을 찾아 집어들면 주장은 이내 다른 시나 가사를 읊는다. 이런 방법으로 연속 패쪽을 찾게 하였다. 이와 같이 놀면서 적당한 시간이 되면 주어모은 패쪽을 계산하여 제일 많은 사람이 첫 자리를 차지한다.
|
|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