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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구는 지난날 음력 9월 9일에 맞는 민속명절로서 산에 올라 단풍을 구경하며 국화지짐을 지져 먹거나 국화술을 마시면서 즐기는 날이었다. 이날을 중양이라고도 하였다. 중구란 아홉구자가 중복되는 날이란 말로서 9, 9 즉 9월 9일이란 뜻이다. 중양은 양수(기수)가 겹친 날이라는 뜻이다. 바로 9월 9일은 기수인 9 즉 양수 가운데서도 가장 높은 양수가 겹친 날인셈이다.
우리 나라에서 중구를 명절로 맞은 기록은 삼국시대에 처음으로 보인다. 『고려사』에도 중구는 9개의 속절 가운데 들어있다. 이미 고려때 중구를 명절로서 쇠고 있은 것으로 보아 그 시원은 매우 오랜 옛날부터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고려시대에는 ‘경인년 9월 9일’이란 시가 전해진다.★
지난날 민속명절의 하나로서 중구절은 단풍과 국화를 감상하고 특색있는 철 음식을 해먹으면서 쇠었다. 기록에 의하면 중구에 대하여 “단풍이 들고 국화가 피는 시절에 남녀가 유람하는 것이 대체로 화류놀이와 같은데 양반들 가운데 옛날 풍속을 좋아하는 자는 9월 9일에 높은 곳에 올라 시를 짓는다”고 하였다. 기록에서 보는 바와 같이 중구에 노는 것이 화류놀이와 같다고 한 것은 꽃과 버들이 피는 봄날의 놀이인 삼월삼질 놀이와 같다는 것이다.
삼월삼짇날은 들판에 핀 꽃을 즐기며 진달래꽃지짐을 지져 먹었다. 그와 유사하게 가을철의 중구날에는 단풍과 국화를 감상하면서 국화지짐을 지져 먹었다. 또한 한가한 사람들은 이날에 높은 산에 올라가 아름다운 단풍으로 단장한 가을의 산발을 감상하면서 시도 지었다. 이와 같이 중구날의 중요한 놀이는 단풍과 국화 등 저물어 가는 가을철의 자연미를 감상하는 것이었다. 중구는 단풍을 즐기는 명절이었으므로 이날은 국화지짐이나 국화술 외에 다른 특별한 음식을 만들어 먹거나 놀이를 하는 것은 없었고 자연을 즐기고 감상하는 정서적인 민속명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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