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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속문화관 > 주택생활풍습 > 집짓기풍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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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터 선택
재목마르기와 조립
벽체의 형식과 만들기
북한지역정보넷 재목 마르기와 조립
주택의 구조형식에 맞게 재목을 다듬어 기둥과 보, 도리들을 마르고 조립하는 것은 집터를 닦고 주춧돌을 놓은 다음에 진행되는 집짓기의 순차적 공정이다.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살림집은 모두 나무로 지었다. 그런데로부터 사람들은 좋은 재목을 마련하는데 특별한 관심을 돌렸다. 예로부터 좋은 재목으로 일러온 것은 지방에 따라 일정한 차이는 있었으나 대체로 소나무였다.

지난날 소나무를 ‘백목지장(백가지나무의 으뜸)’ 이라 하였다. 또한 소나무는 장수를 상징하는 ‘십장생’의 하나로 일러왔다. 소나무는 다른 나무에 비하여 나무결이 부드러우면서도 잘 썩지 않으며 변형이 적으므로 지난날 집재목으로 썼던 것이다. 소나무밖에 백양나무, 밤나무, 상수리나무, 오동나무 등도 재목으로 쓰이었으나 기둥이나 보와 같은 기본재목으로는 이용되지 않았다. 재목이 마련되면 나무껍질을 깨끗이 벗겼다. 나무껍질을 벗기지 않으면 집을 지은 다음 나무좀이 먹어 집을 상하게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재목을 잘 말렸는데 그 방법은 재목을 세워 모으거나 괴목을 놓고 그 위에 차곡차곡 쌓아 두었다. 재목을 될수록 오래 쌓아 두어 잘 말린 것을 좋은 것으로 일러왔다. 그것은 재목이 잘 말라야 집을 지은 다음 변형이 없거나 적었기 때문이다.

재목마르기란 다듬은 재목들을 설계치수에 맞게 자르고 사개물림으로 조립을 할 수 있도록 가공하는 일을 말한다. 재목마르기는 복잡하면서도 치밀한 일이므로 목수들이 특별히 관심을 돌리는 작업대상이었다.

재목마르기에서 기본은 기둥, 보, 도리 등을 잘 가공하는 것이었다. 그 가운데서도 기둥은 중요한 부재였다. 기둥은 주춧돌 위에 세우는 부재로서 집채 전체의 무게를 떠받드는 역할을 하였다. 집을 지을 때 기둥을 다 세웠다고 하면 그 집은 이미 세워진 것이나 다름이 없다고 하였다. 기둥은 집 재목 가운데서 그야말로 기본으로 되는 부재였다.

주택의 기둥은 집재목 가운데서 그야말로 기본으로 되는 부재였다. 주택의 기둥형태는 크게 둥근 것과 모난 것으로 나누어볼 수 있는데 둥근기둥으로는 배흘림기둥과 곧은 기둥이 있었고 모난 기둥으로는 4각, 8각 기둥이 있었다. 그 가운데서 배흘림기둥은 국가의 조치에 의하여 일반민가에 쓰지 못하도록 제한되어 있었으므로 보통 살림집에 널리 쓰인 것은 곧은 기둥과 4각기둥이었다. 기둥의 형태는 여러 가지였으나 그 가공방법은 별로 차이가 없었다. 기둥가공에서 중요한 부분은 뿌리와 머리 부분이었다. 기둥의 뿌리는 ‘그랭이질’을 잘하여 주춧돌 윗면에 밀착되게 하며 기둥머리 부분에는 사개물림을 위한 홈과 촉을 내었다. 보와 도리도 기둥과 사개물림을 할 수 있도록 가공하였다.

재목마름이 끝나면 기둥을 세우고 보와 도리들을 조립하였다. 그 방법은 주택의 골조를 어떻게 구성하는가에 따라 조금씩 달랐다. 우리나라 기둥보식주택에서 골조의 구성형식은 일반적으로 도리가 몇 줄로 놓였는가에 따라 구분되었는데 보통 살림집에서는 도리가 3줄 또는 5줄이 놓이었다. 3줄로 이루어진 집을 삼량집이라고 하며 5줄이 놓인 집을 오량집이라고 하였다.

살림집의 조립은 기둥머리의 사개물림홈과 촉에 상투걸이를 한 들보 하나가 기둥과 기둥을 건너지르게 하고 기둥의 촉과 연결된 보의 윗면에 안장(도리가 놓이도록 따낸 부분)을 꾸미고 그곳에 주도리(베개도리)를 걸었다. 주도리는 앞과 뒤의 기둥들에 각각 걸리므로 두 줄이 되고 들보 중앙에 대공을 세워 마루도리를 받도록 하였다. 두 줄의 주도리와 한 줄의 마루도리를 합하면 석 줄의 도리에 서까래가 걸린다고 해서 삼량집이라고 부르게 된 것이다. 삼량집은 기둥 사이가 좁고 보의 길이도 짧았다. 이것은 도리에 걸리는 서까래의 한정된 길이를 고려해서 그렇게 좁게 한 것이다.

오량집의 조립구조는 삼량집보다 서까래를 받는 중도리 두 줄이 더 설치되는데 이것은 결국 도리가 다섯 줄이 걸리게 된 데서 그렇게 불렸다. 오량집은 삼량집에 비하여 폭이 넓고 보의 길이도 길다.

집재목을 세울 때 보나 마루도리를 올리는 것을 상량 이라고 하였다. 상량에 앞서 들보나 마루도리에 상량문을 쓰는 풍습이 있었다. 상량문의 내용은 지방에 따라 조금씩 달랐으나 대체로는 처음에 한자로 거북 구(龜)자를 쓰고 연이어 상량한 년, 월, 일, 시와 좌향(집의 방향)을 쓰며 그 다음 용 룡(龍)자를 썼다.

거북구자와 용룡자를 쓴 것은 옛날 사람들이 거북이와 용을 물속에서 사는 신령스러운 동물로 숭배하였으며 그의 ‘힘’에 의하여 불을 이기고 화재를 방지할 수 있다고 믿은 데서 온것이었다.

상량문에 이처럼 상서로운 글자들을 쓰게 된 것은 속신적인 관념에서 출발한 것이었으나 거기에는 지난날 사람들이 살림집을 잘 짓고 있을 수 있는 재난을 방지하고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려는 염원이 반영되어 있었다. 또한 상량문에 집을 지은 날자를 기록한 것은 후대들에게 집을 언제 지었다는 것을 전하기 위한 데서 생긴 풍습이었다.

상량을 할 때에 제사를 지내는 풍습이 있었는데 그것을 ‘상량제’라고 하였다. ‘상량제’는 기본적인 집재목을 세웠다는 의미에서 개기제 보다 크게 지냈다. 상량제는 집을 지을 때 흔히 있은 불상사나 사고들이 ‘집귀신’의 ‘조화’로 생기는 것처럼 여긴 데서 격식을 갖추고 ‘신’에게 무사하기를 비는 속신적인 행위였다. 상량이 끝난 다음부터 이웃이 서로 도와 지붕을 올리며 벽체를 만드는 일들을 진행하였다.

18세기 화가 김홍도의 그림 ‘집짓기’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웃사람들이 자기의 능력에 따라 지붕에 흙을 올리고 기와를 잇는 일, 기둥을 바로 잡고 문틀을 들이는 일 등 여러 가지로 잡아주기도 하였다.
이처럼 집을 지을 때 이웃이 서로 돕는 것은 우리 민족이 지켜온 전통적인 미풍양속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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