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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우리 민족은 전통적인 옷차림미풍을 살려 옷차림을 사회생활양식에 맞게 하며 그와 관련된 예절을 깍듯이 지켜나가고 있다. 우리 민족은 무엇보다도 한복을 언제나 깨끗하고 단정하게 입는 것을 예절로 여겨 왔다. 한복저고리차림에서 입는 사람이나 보는 사람이 가장 관심을 두는 부분은 동정이다. 동정은 저고리에서 제일 먼저 눈에 띄는 부분이고 저고리의 산뜻하고 청신한 감을 강조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우리 민족들은 동정을 깨끗하게 잘 다는 데 언제나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동정은 어떤 색깔의 저고리에서나 깨끗한 흰색의 천으로 만들며 예비를 마련해두고 더러워지면 제때에 갈아 단다. 동정을 단 저고리나 두루마기를 입을 때에는 동정이를 꼭 맞추어 입는다.
한복차림예절에서 모두가 관심을 두는 것은 또한 섶과 고름이다. 옷을 입을 때 섶을 바로 여미고 고름을 잘 매야 단정한 차림새가 된다. 날씨가 좀 덥다고 하여 옷섶을 바로 여미지 않거나 고름도 대충 매면 차림새가 단정하지 못하여 절도가 없어 보이고 부잡한 인상을 주게 되며 한복의 소박하고 우아한 특성을 찾아볼 수 없게 한다. 그러므로 우리 여성들은 어떤 기후조건에서든지 한복을 입을 때에는 언제나 옷섶을 바로 여미고 안고름, 겉고름을 정히 매는 것을 예절로 여겨 왔다.
우리 민족은 옷차림을 단정하게 하기 위하여 속옷을 잘 갖추어 입는 것을 예절로 여겨 왔다. 속옷은 겉옷차림의 아름다움을 돋우어주는 역할을 한다. 속옷차림을 어떻게 하는가에 따라 그 사람의 도덕적 풍모가 평가되기도 하고 상대방에 대한 예절표시의 정도가 평가되기도 한다. 우리 민족은 한복차림을 할 때에는 언제나 속옷이 치마 밑으로 보이지 않게 하며 저고리도련 밑으로 치마허리가 보이지 않게 하거나 저고리 소매 끝으로 속옷소매가 나오지 않게 입는 것을 당연한 예절로 여겨 왔다. 우리 민족은 또한 손님이 찾아오면 반드시 벗었던 옷을 입고 옷매무시를 바로한 다음에야 손님을 맞는 것을 예절로 여겨 왔다.
우리 민족은 다음으로 옷차림을 때와 장소, 대상에 어울리게 하는 것을 예절로 여기고 있다. 옷차림을 때와 장소에 맞게 하는 것은 주어진 환경과 분위기에 어울리게 하는 것으로서 누구나 자각적으로 지켜야 할 예절이다. 이것은 또한 옷색깔에 따라 아름답고 우아하며 검소하고 소박한 느낌을 주는 한복의 특성을 두드러지게 살리는 면에서도 중요하다.
우리 민족은 방안에서 입는 옷, 밖으로 나갈 때 입는 옷, 일할 때 입는 옷, 명절날에 입는 옷 등 때와 장소, 계절적 특성에 맞게 옷을 입어 옷차림을 언제나 단정히 함으로써 상대방에 대한 예의를 차린다. 우리 여성들은 방안에서 한복차림을 할 때 방안의 분위기에 어울리는 부드럽고 은근한 색깔의 한복차림을 하며 부엌일을 할 때에는 산뜻한 앞치마를 두르고 깨끗하고 고운 머릿수건을 단정하게 받쳐 쓴다.
밖으로 나갈 때에는 외출복으로 갈아입으며 다른 집을 방문할 때에는 문 앞에서 자신의 옷차림을 한번 살펴보고 옷매무시를 바로한 다음에 집주인을 찾는 것을 예절로 여긴다. 또한 집주인의 안내로 집안에 들어갈 경우에는 신발을 정히 벗어 신발장에 넣은 다음 현관이나 전실에서 머리쓰개나 머릿수건 그리고 두루마기 등의 겉옷을 벗어서 정해진 자리에 놓고 주인의 안내에 따라 방안에 들어서는 것을 예절로 여기고 있다.
명절이나 행사 때에는 환경과 분위기에 어울리게 제일 화려하고 아름다운 옷차림(여자들은 한복차림)을 한다. 우리 민족은 또한 사계절의 변화가 뚜렷한 우리나라의 자연기후적 특성에 맞게 옷감의 재료와 색깔을 골라입고 있으며 일할 때에는 직종별 특성에 어울리는 색깔의 옷을 입는다.
우리 민족은 상례와 혼례 때에는 그에 맞게 옷차림을 단정히 하는 것을 예절로 여긴다. 상례와 같이 남이 불행한 일을 당하였을 때 조문을 가는 경우에는 거기에 어울리는 검소한 차림을 하고 결혼식과 같이 남의 좋은 일, 기쁜 일을 축하하러 갈 때에는 가장 좋은 옷(여자들은 화려한 색깔이나 무늬있는 한복)을 단정하게 차려 입고 감으로써 흥성거리는 분위기를 돋우어주고 다른 사람들의 기분도 상쾌하게 해준다.
우리 민족은 길거리에서나 임의의 장소에서 각기 다른 대상의 사람들을 만날 때에도 전통적인 예의범절에 맞게 옷차림새를 바로하는 것을 도덕적 의무로 여겨 왔다. 노인이나 윗사람을 만났을 때에는 언제나 자신의 옷차림새를 살피고 예의를 차리며 같은 또래의 친구들을 만났을 때에도 옷차림과 몸가짐을 점잖게 하는 데 주의를 한다.
한복 가운데서 유구한 역사를 가지고 있는 여자 한복은 정말 우아하면서도 아름답고 한민족의 특색이 잘 살아난다.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사람들마다 여자 한복차림의 황홀함에 매혹되어 찬탄을 아끼지 않고 있는 것은 우연한 일이 아니다. 한국 여성의 곧고 강인한 기풍이 그대로 풍겨오는 한복은 활짝 핀 화원마냥 아름답게 안겨온다.
한민족은 검소하면서도 말할 수 없이 깨끗하고 단정한 사람들이다. 옷색깔과 형태, 문양으로 민족적 향기를 풍기는 한복차림은 주위의 훌륭한 건물과 녹음에 비끼어 조화를 이루면서 세상에 다시 없을 아름답고 훌륭한 풍경을 펼쳐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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