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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60년부터 우리나라에서는 근대 역사가 시작되었다. 18세기에 발생, 발전하기 시작한 자본주의적 관계를 배경으로 개화파들에 의한 부르주아개혁운동이 벌어졌으며 비록 점진적이고 불철저한 것이긴 하지만 정치, 경제, 문화의 모든 면에서 근대적인 개혁들이 진행되고 사회에 부르주아적 풍조가 스며들기 시작하였다. 이에 따라 2,000여 년 동안 지속되어 온 양반관료들의 의복제도가 허물어지기 시작하였고 사람들의 일상옷차림에서도 중요한 변화들이 일어났다. 이러한 변화는 주로 개화파들에 의한 부르주아적 개혁에 의하여 일어난 것이었다.
개화파들은 1884년에 관리들의 관복을 근대화하기 위한 옷개혁을 단행하였고 1894년에 혁신관료들은 관리로부터 일반 백성들에 이르기까지의 옷차림을 근대화하기 위한 옷개혁을 진행하였다. 뒤이어 1895년에 다시 관리들의 옷을 더욱 근대화하기 위한 조치들을 취하였으며 또한 단발령이 실시된 후 상투를 트는 현상은 점차 없어졌다.
근대적인 옷개혁은 실용성을 위주로 하면서 간소화하는 방향으로 진행되었다. 1884년과 1894년의 옷개혁을 통하여 공복과 사복이 흑단령과 두루마기로 간편화되고 벼슬 등급은 흉배의 무늬, 띠의 재료, 색깔 등에 의하여 구별되게 하였으며 도포와 중치막 등은 없어졌다. 그리고 1900년 4월의 문관복장규칙에 따라 문관의 소례복으로 서양식의 연미복과 프록코트가 지정되고 평상복으로는 보통양복을 입기로 하였으며 친임관, 칙임관, 주임관 등 높은 관리들은 칼을 차게 하고 칼자루, 술, 칼띠의 색, 재료에 의하여 그 등급을 표시하게 하였다. 물론 이러한 옷차림 개혁들은 당시 부르주아 개혁파들에 의하여 추진되고 근대적 통치체제를 확립할 목적에서 실시된 것이었다. 그러나 이 옷개혁들은 종래의 옷제도를 규제한 신분관계를 해소하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하였으며 사람들이 비교적 자유롭게 옷차림을 할 수 있고 민족옷차림에서 거추장스럽거나 허례허식적인 측면들이 완만하게나마 극복되어 갈 수 있는 주요한 조건이 되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개화인사들과 혁신관료들, 지식인들과 일부 도시주민들 속에서는 19세기 중엽부터 세계적으로 유행된 양복차림을 하는 현상이 생기게 되었으며 이런 추세는 1890년대에 들어와서 더욱 박차를 가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남자들이 와이셔츠에 넥타이를 매고 젖힌 옷에 양복바지를 입으며 중절모자를 쓰고 양말에 구두를 신는 옷차림이 유행되기 시작하였으며 여자들 속에서도 검정통치마에 양복적삼을 입고 양말에 구두를 신는 옷차림이 보이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이 변화들은 주로 관리들과 도시상층주민들 속에서 있었던 일이고 이들도 가정적 울타리 안에서는 대체로 조선민족의 전통적 옷차림풍습을 유지하여 왔다. 농민 대중과 도시의 일반 주민들을 비롯한 광범한 일반 백성들은 조선민족의 고유한 옷차림풍습을 소중히 여기면서 당시의 생활양식과 미감에 맞게 그것을 더욱 발전시키려고 힘썼다. 이리하여 장구한 기간 민족사와 더불어 창조되고 면면히 계승 발전되어 온 우리 민족의 우수한 옷차림풍습은 백성들 속에서 계속 간직되어 올 수 있었다.
그후 조선을 강점한 일제가 조선민족말살정책의 일환으로서 우리의 민족옷차림풍습을 짓밟고 생활문화에서의 동화정책을 강압 실시함으로써 민족옷의 전통은 한때 된서리를 맞아 자주적 발전의 길을 억제당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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